속절없이 겨울은 떠난 듯 하고봄을 기다리며 차례대로 녹기를 기다리던 땅들은 이상하리만치 따뜻한 날씨에 앞을 다투며숨을 터놓는다. 텃밭에 놓을 요량으로 남겨두었던 소거름을 똥구르마로 군데군데 실어내는 주말은이마의 땀을 흐르게 하며 웃옷을 벗어제껴두게 한다. 3월이 오면밭 한자리에 모여진 들깨섶을 펴널고이웃마을에 있는 후배의 트랙터를 기다리겠지. 마당밖에 매여져 있는 발바리를 데리고 울 뒤 산책하는 길엔매의 출현에 마음대로 나돌지 못했던 닭들이 발바리와 나의 발길을 쫓으며 파릇이 솟아나는 풀들을 모처럼 쪼아내고 있다. 잔뜩 흐린 휴일,흐린 만큼 비를 뿌리지 못한 날씨는심산(心算)이 뒤틀렸는 지못된 바람만 델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