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214

뻐꾸기는 우는데...

나의 소리는 어떻게 들리고 있을까?지금 내리는 빗소리일까.가끔 솔잎을 거스르는 바람소리일까.마당 한 켠에 서 있는 고야나무에 앉아 지저귀는 작은 새소리일까아니면, 낮빛이 봉당에 내려앉는 소리였을까. 세월을 더해어느덧 중년을 넘고 선 삶뒤돌아 보면 지워져가는 아련한 추억의 편린들. 나의 모습은 어떻게 보이고 있을까?푸르름을 닦고 있는 봄비 모습일까한 철 꽃을 피우기 위해 변함없는 그 자리에 선 야생화일까누군가 기다리고 있을 열매를 달고 있는 나무일까아니면 시절에 따라 색을 입히고 있었던 들풀이였을까. 오월의 소리와 모습들은 여전한데...

낙서장 2025.05.09

나팔꽃

내일이면 누구를 만날까?밤잠을 설쳐가며 준비하다 새벽같이 꽃잎을 열고 나선다. 담장 너머로 고개를 내밀고 얼굴을 붉히며'Morning Glory' 나팔꽃의 반색에 걸음을 멈춰 나? 한참동안 지켜보고 서니오가는 사람 모두에게 시선을 바라고 있다. 바람둥이! 토라진 마음으로 걸음을 재촉하는 길,눈부신 가을빛에 나팔꽃도 풀죽은 모습으로 되어버린다. 힐끔 뒤돌아 본 나는' 힘 내~ 내일 아침 다시 보자.'

낙서장 2024.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