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10

주말에..(2024.8.10)

한창 성장하고 있는 풀벌레들은 요즘의 폭염을 잘 견뎌내고 있을까?밤낮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다 보니 내심 풀벌레 소리를 기다리게 된다. 고추 첫물을 수확한 지 일주일이 되어 고추밭을 살펴보니두물의 수확량이 그리 많을 것 같지않아 다음 주에 수확하기로 하고,들깨밭이 되어버린 뒷밭으로 가 여물어가는 옥수수의 대궁 윗부분을 잘라내기로 한다.   여물키는 옥수수는 조금 더 두었다가 다음 주에 수확하면 되겠다.한낮을 피해 산그늘이 내려서는 저녁나절,예초기를 걸머지고 밭둑을 깎다 보니 땅벌이 밭둑 군데 군데 집을 짓고 있었던 모양이다.순간, 팔이 따끔거려 예초기날에 모래알이 튀어 맞았나 보다 생각하고 계속 예초기질을 하는데팔뚝 곳곳에 따끔거려 보니 땅벌이 여러마리 달려들어 쏘고 있었다. 별 수 없이 36계 줄행랑..

나의 이야기 2024.08.11

주말에..(2024.7.13)

지난 주,감자를 캐도 장마통에 둘 곳이 없어 관리하기가 쉽지않다는 울엄니 말에감자를 몇 포기 캐다 말았었는데... 장마가 잠시 멈춘 주중에 울엄닌 감자를 캐들이고 있었다.   누이들이 이번 주말에 다 모인다는 소식을 듣고자식들에 감자캐는 수고를 주지않으려던 모양이었던 듯, 지난해까지만 해도 감자전분을 만들려 모조리 거둬들였던 것을 올해는 힘에 부친 듯  작은 감자는 밭고랑에 그대로 나뒹굴고 있다. 나중에 김장배추를 심기 위해 비닐멀칭을 다시 잘 씌워놓고...   여기저기 밭둑을 깎고 나니,임대를 준 큰밭둑 도랑에 풀이 한참 컸다.그대로 놓아두면 곧 올 큰 비에 풀들이 물의 흐름을 막아 밭둑이 떨어질 듯 하여 깎아내는데한낮의 기온에 지치기 일보직전이 된다.   그래도 주말에 해야 할 일은 해야 하니,고추밭..

나의 이야기 2024.07.14

주말에..(2023.9.23)

추석을 앞전에 둔 주말, 지난 주에 네물을 따낸 고춧대를 꺾어놓고 추석 때 모일 가족을 맞을 준비로 집 주변을 정리하기로 한다. 우선 산밑밭으로 향하는 산둑을 깎고, 반대편 산둑을 깎아낸다. 그리고 나서 집 안 가구와 물건들을 옮겨가며 묵은 먼지를 닦아내고 쓰지않는 물건들을 쓰레기수거장에 내다놓는데 주말과 휴일을 소비한다. 낮빛은 처마밑 깊숙히 들어와 마루에 앉고 울 뒤 밤나무는 가슴을 열고 밤톨을 보이며 저 편에 나폴거리는 억새풀은 앉으려는 잠자리와 밀당을 하는 것을 보니, 완연한 가을인가 싶다. 가을의 전령사 라던 풀벌레 소리도 시원하다 못해 서늘한 밤공기에 움츠려 들고, 일찍 떠오른 반달은 빨리 추석을 맞이하람인지 서둘러 서산을 넘는 주말 그렇게 또 한 주가 간다.

나의 이야기 2023.09.24

주말에..(2023.8.19)

각종 농작물들 파종시기에 맞게 찾았던 꾀꼬리, 뻐꾸기 삼총사 등 여름철새들의 울음소리는 어느덧 사라지고 참매미가 사방 어느곳에서나 한창 울어제끼는 폭염속으로 텃새인 참새떼들이 포르륵 대며 농작물들의 여문 정도를 염탐하는 시기(時期), 세물 째 고추를 수확하려 했지만 울엄닌 널 때가 없다고 다음 주에나 따라고 한다. 뜨거운 비닐하우스 안에서도 첫물 고추는 건고추로 태어나기가 아직이고 차양막 그늘에서 대기하고 있는 두물 고추도 그대로이게 된다. 들깨밭이 되어버린 옥수수밭에서 군데군데 남겨졌던 딱딱하게 여물은 옥수수를 따들여 껍질을 벗겨 봉당에 올려놓고 예초기로 밭둑을 깎아내는데... 여지없이 울엄니 눈초리가 예상대로 쓸데없이 풀깎지 말고 들깨밭에 풀을 뽑으라 한다. 밭둑에 바랭이풀과 방동서니가 씨를 달고 서..

나의 이야기 2023.08.20

주말에..(2023.6.24)

주말에 일이 있어 볼 일을 보고 늦게나 시골향(向)을 이룬다고 하자 울엄니는 땅이 말라 들깨모종을 낼 수도 없으니 올 필요없다고... 그래도 장마가 곧 시작된다는 예보에 장마 전에 고추밭에 약방제를 해야겠다고 평소보다 주말에 늦은 시골향을 이룬다. 주중에 내린 비를 틈타 들깨모종을 내던 울엄니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또 호미를 들고 비가 오면 진펄이 되는 밭에 김을 매러 나간다. 덩달아 호미를 쥔 나는 2차로 파종한 조금의 옥수수 고랑과 콩밭에 김을 매고 아직까지 매달려 있는 앵두로 갈증을 씻어낸다. 찾아주는 이 없는 앵두는 주말마다 찾는 나만이라도 기다리던 걸까? 3주째 앵두나무 가지를 붙잡고 있다. 고추밭 고랑을 호미로 긁적이던 울엄니 진딧물 약도 같이 치라고... 고추밭 약방제를 마치고, 8주차 된..

나의 이야기 2023.06.25

주말에..(2023.6.17)

김은 매었어도 비가 일주일에 한번 꼴로 오니 밭가운데 진펄이 되는 부분에 호미로 한번 더 긁어놓아야 한다고 해서 이번 주말에 그 일을 계산하고 있었는데... 주중에 틈틈히 김을 매어놓았는지 깨끗하다. 메주콩은 파종한 지 일주일 만에 고개를 내미니 바로 근처 산에서 꺼겅이는 꿩이 내려설까 콩밭을 자주 들러보게 된다. 옥수수밭에 내려와서 반하뿌리도 찾고 보금자리도 치던데 저 독수리연이 꿩을 잘 막아줄까? 옥수수밭에서 할 일이 없기에 예초기를 메고 산밑밭으로 올라서는 산둑을 깎자고 하니 울엄닌 더 두었다 깎으라고 하지만 '엄니 산밑밭에 다닐 때 진드기가 붙을까 걱정되어 깎아야 된다.' 라는 대답에 별 말이 없다. 산둑을 깎고 나서 예초기를 멘 김에 이웃마을에 있는 아버지 산소로 가서 정리를 하고 나니 울엄니가..

나의 이야기 2023.06.18

주말에..(2023.5.20)

남쪽나라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뻐꾸기 울음소리 보다 먼저 와서 노래하던 검은등뻐꾸기는 어쩐 일인지 이번 주말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낮, 예초기를 걸머지고 산밑밭으로 향하는 산둑을 깎아 울엄니 발길에 진드기가 붙지 않도록 하고, 고구마순 200여개를 정식하는데 간격이 너무 넓다고 울엄니로부터 핀잔을 듣는다. 내가 보기엔 오히려 울엄니가 심은 고구마의 간격이 너무 좁은데... 4월 30일에 심었던 고추는 몇번의 서리에 견디더니 이제는 활착을 하고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옥수수밭을 둘러보는 길엔 물까치(때까치) 2마리가 까마귀 한마리를 쫓아내는데 참 이상도 하다. 달포 전에 매 한마리가 울뒤에서 노닐던 암탉 한마리를 잡아먹고 또 날아드니 까마귀 두마리가 매를 사정없이 쫓아대는 것을 보았는데 까마귀는..

나의 이야기 2023.05.21

주말에..(2022.12.10)

어느새부턴가 실개천에서 피어오르던 물안개는 낙엽 떨군 가지에 붙어 서리꽃으로 수를 놓으며 겨울아침을 만들고, 홰를 치며 아침을 깨우던 닭들은 해를 기다리며 닭장문을 나서기 꺼려하는 겨울촌(村) 엔진톱을 들고 산밑밭으로 향하여 밭쪽으로 기울어진 소나무를 잘라낸다. 엔진톱 소리에 골짜기 안에선 고라니가 꽥꽥대며 산울림을 주고 밭 아래 집앞에선 개들이 짖어대며 마을의 정적을 깬다. 소나무를 정리하고, 고춧대를 태우려니 아직 덜 건조가 되었는지 타지를 않는다. 특별한 일거리가 없으니 한가함을 주말의 시간으로 채우려 닭들의 모습을 쫓으며 알을 찾아보는데... 3~4년된 닭들은 겨울빛이 모여든 울밑을 떠날 줄 모르고 올해 부화한 닭들은 울 뒤 산으로 올라 낙엽을 들춰내며 무언가를 쪼고있다. 가을까지 한창 바쁘던 밭..

나의 이야기 2022.12.11

주말에..(2022.11.26)

예년 같았으면 겨울에 자리를 내주고 벌써 떠났을 가을, 지금까지 서성거리는데... 더불어 울 뒤 둔덕의 비닐하우스에서도 가을빛을 받아내는 것들이 있었다. 짧은 가을빛에 시나브로 말라가던 고추를 곧 떠난다며 된서리를 내는 가을의 입김에 울엄니는 가을을 접고 겨울을 준비한다. 나도 마지막으로 옥수수알을 방앗간에서 도정을 해와 선별을 하고 소분을 하는데 주말의 시간을 보내고 김장에 남은 배추를 집으로 들이고 남은 비닐을 벗겨낸다. 그리고 양지를 찾으며 점점 움츠리는 닭들이 일주일 동안 낳은 알들을 모처럼 포장을 해보는데, 찾는 이가 있을까? 한낮에 따스했던 빛이 모양만 그러했지 사각거리는 낙엽에도 따스함을 잃은 오후, 11월의 마지막 주말을 마감하는 길엔 주중에 캐다 놓아 삶아 무친 울엄니의 고들빼기 반찬이 ..

나의 이야기 2022.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