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추위라 하기엔 너무나도 추운 주말
그냥 가기가 못내 아쉬웠을까?
겨울은 한걸음 떼다 말고 다시 멈추어 섰다.
시골향(向)을 이루자마자 쌓인 연탄재를 내다 버리고
꽁꽁 얼어붙은 닭장의 닭똥들을 걷어내다 보니,
울 뒤 울타리밑에 웅크리고 있던 닭들이 쪼르르 내려와 졸졸 따라댕긴다.
그 모양새가 저들 먹이를 달라는 모습이라
사료 한바가지를 떠서 닭모이통에 넣어준다.
집을 뱅뱅 돌아가며 곳곳에 만들어 놓은 알둥지에서 알을 꺼내고...
도토리 전분으로 칼국수를 만드는 것을 TV에서 보았는지
울엄닌 지난 가을 만들어 두었던 도토리 전분으로 칼국수를 끓여내었지만
별맛이 없단다.

'면발은 쫄깃하니 맛있네요.'
찰밀가루와 도토리 전분을 섞어 밀어낸 면이라 그런지 찰진 식감이 내겐 괜찮은 맛이거늘.
찬바람이 일어
한겨울로 되돌려 놓은 주말,
봉당에 내려앉은 겨울빛 조차 볼이 시리도록 느껴지는 시간
울엄니가 끓여낸 도토리 국수로 따스함을 간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