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밭 11

서리태 파종

주말과 휴일에 모처럼 비소식이 있어비를 피해가며 서리태를 파종하려 했는데...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햇빛을 막아섰던 구름이 비 한방울도 내려주지 않고 물러나니금새 뜨거운 빛이 서리태를 파종하는 호미끝에 푹석이는 먼지를 더한다. 옆산에서 꺼겅대며 파종을 기다리던 꿩에일련의 두려움을 줄까 하고 옥수수 고랑에 서있던 허수아비를 옮기고가짜행세가 들켜버린 독수리연을 혹시나 하고 다시 밭가에 걸어놓는다. 마당밖 발바리도 밭둑으로 옮겨맬까 생각도 해보았지만진드기가 옮겨붙어 괴로움을 주기에 그만두기로 한다. 서리태를 파종하고추비를 끝낸 뒤쪽의 옥수수밭에 돌아난 풀들을 뽑아내고텃밭의 옥수수밭에 추비를 한다.추비를 하면서 앙징스럽게 노란 꽃을 달기 시작한 군데군데의 쇠비름을 걷어내고... 김을 매어놓은 밭에선잡초..

나의 이야기 2025.06.15

주말에..(2024.5.25)

아직까지 꾀꼬리와 뻐꾸기, 검은등뻐꾸기는 5월을 지키고 있지만곧, 꾀꼬리와 뻐꾸기 소리는 더워지는 날씨에 숨어들 듯 하다. 5도2촌의 생활이라 1박2일만 주어진 시간,옥수수밭에 추비를 하며 군데군데 돋아난 쇠비름과 털별꽃아재비를 뽑아내다 보니반나절이 꼬박 걸린다.   오후에는나름 자연정원이라 칭하며 울 뒤 산둑을 예초기로 깎아본다.한포기의 붓꽃이 수년간 예초기날을 피하다 보니 한무리가 되었다.   예초기질을 마치고5주차된 병아리들을 널판지와 각목으로 만들었던 간이 병아리장에서 닭장으로 이소(移所)를 시키고닭장에 있던 닭들은 알아서 바깥마당의 닭장으로 들어가라 하지만, 몇마리만 들어갈 뿐, 어둠을 이용하여 울타리 주위에 있던 닭들을 한마리씩 안아다 닭장에 가두니늑장을 부린 둥근 달이 뭔짓이냐고 뻔히 내려다..

나의 이야기 2024.05.26

옥수수밭 김매기

부처님 오신 날, 지난 주말에 석가탄신일 옥수수밭 김매기하러 온다고 울엄니에게 말은 하였지만비 예보에 시골향을 이룰까 말까 조금은 갈등에 있었다. 그래도 암수술 후 기운이 예전같지 않은 울엄니의 동무도 될 겸 아침 일찍 시골향을 이루는데예상에 벗어남이 없이 울엄닌 집 뒤쪽에 있는 옥수수밭에 엎드려 계셨다. 어제와 오늘 아침 울엄니가 김을 맨 흔적...   난 호미를 들고 반대쪽 아침그늘이 있는 곳에서 김매기를 시작,오후 2시 경에 비가 온다는 예보에 부리나케 호미질을 하는데 깔따구인지 날파리인지 왼쪽 눈으로 쏙 날아든다.찝찝한 차가움이 왼쪽 눈에 머무르고...빼내려고 해도 만만치 않아 김을 매던 고랑을 마저 매고 집으로 들어서서 날파리를 빼내는데 벌써부터 눈이 뻘겋게 충혈되고 눈 주위가 벌에 쏘인 것처럼..

나의 이야기 2024.05.15

주말에..(2023.5.27)

기다림에 지쳐 잊힐리야~ 늦게 찾은 검은등뻐꾸기의 소리가 반갑게 맞이하는 주말, 꾀꼬리, 뻐꾸기와 더불어 한적한 공간을 메우더니 여지없이 검은등뻐꾸기는 밤이고 새벽이고 끝없이 울어댄다. 끊이지를 않고 내리는 비에 서러움일까? 모처럼 찾은 시골에 밤새도록 비가 내려 검은등뻐꾸기에겐 잠자리가 불편했겠지만, 농작물들엔 단비였음을... 물까치 무리들은 얄밉게도 4월 말에 파종한 옥수수 씨앗을 찾아 땅을 파헤치며 밭둑에 묶인 독수리연과 둘러보는 내 발길을 비웃기라도 하듯 꽥꽥대며 옥수수 고랑사이로 폴짝이고 있다. 감자는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4월 30일 정식했던 고추모종은 첫꽃을 지우며 고추를 달기 시작한다. 오는 주말엔 곁순을 따주고 바람에 넘어지지 않도록 줄을 매줘야 할까보다. 비를 기다렸던 산밑밭의 새싹들도..

나의 이야기 2023.05.29

주말에..(2023.5.20)

남쪽나라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뻐꾸기 울음소리 보다 먼저 와서 노래하던 검은등뻐꾸기는 어쩐 일인지 이번 주말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낮, 예초기를 걸머지고 산밑밭으로 향하는 산둑을 깎아 울엄니 발길에 진드기가 붙지 않도록 하고, 고구마순 200여개를 정식하는데 간격이 너무 넓다고 울엄니로부터 핀잔을 듣는다. 내가 보기엔 오히려 울엄니가 심은 고구마의 간격이 너무 좁은데... 4월 30일에 심었던 고추는 몇번의 서리에 견디더니 이제는 활착을 하고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옥수수밭을 둘러보는 길엔 물까치(때까치) 2마리가 까마귀 한마리를 쫓아내는데 참 이상도 하다. 달포 전에 매 한마리가 울뒤에서 노닐던 암탉 한마리를 잡아먹고 또 날아드니 까마귀 두마리가 매를 사정없이 쫓아대는 것을 보았는데 까마귀는..

나의 이야기 2023.05.21

주말에..(2022.6.18)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가 주중에 한차례 내리니 작물들도 기다렸듯이 쑥쑥 자라고, 덩달아 주말도 바쁜 시간이 되었다. 산밑밭으로 향하는 산둑을 깎고나니 임대를 준 인삼밭의 밭둑도 눈에 가싯거리가 된다. 밭둑을 깎고 나서 닭들과 중병아리, 그리고 6주차에 접어든 병아리까지 세패가 되니 닭장도 따로 두어야 할 듯 싶어 헛간을 정리하고 그곳에 큰닭들을 둘 닭장을 만들고 나니 하루가 간다. 옥수수밭 고랑에 뿌렸다던 들깨는 비를 보고나서야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장마통에 들깨모종을 내는 울엄니는 장마가 늦게 시작되어야 한다고... 그것은 들깨모종으로 써야 할 것이 이제사 싹을 틔우니 한 말이다. 3~4일 후면 옥수수는 개꼬리(수꽃)를 달 것 같고 다음 주말엔 옥수수밭에 추비를 해야겠다. 풀도 보이지를 않는데 울엄닌 ..

나의 이야기 2022.06.19

현충일 연휴에..

섣불리 이소를 한 참새 새끼 한마리가 마당을 폴짝이며 시선을 끄는 주말, 닭을 가두고 밭에 호미질하러 갔을 울엄니 대신에 닭들과 병아리들을 내놓으니 그들의 날개짓에 바짝 마른 마당의 먼지들이 푹석이며 공중을 떠돈다. 평소 같으면 검은등뻐꾸기와 꾀꼬리, 뻐꾸기가 존재를 알릴 듯 한데 그들도 가뭄에 지쳤을까? 고추에 붕사비료로 엽면시비를 하려 준비하다 보니 울엄니는 진딧물도 끼었다며 진딧물약도 함께 치란다. 고추에 약방제를 하고 겨울에 산둑의 잡목들을 깎아낸 자리에서 새로 돋아나는 순들을 깎아 퇴비장에 쌓고 나니 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린다. 땀도 식힐 겸 부화된지 4주차가 된 병아리들과 함께하는 시간, 그들의 조잘거림에 가뭄에 애타던 마음도 잊는다. 비 예보에 지난번처럼 몇방울 떨어뜨리지 말고 '제발 5mm..

나의 이야기 2022.06.06

주말에..(2022.5.21)

전날의 과한 음주탓에 힘들게 시작한 주말, 시골에 도착하자 마자 울엄니에게 음주한 것을 들킬세라 선호미를 가지고 옥수수밭에 김매기를 나섰는데... 돌아보던 울엄닌 풀도 없는데 왜 김을 매냐고 하면서 들깨섶에서 싹이 튼 들깨만 뽑아내라고 한다. 두세고랑 선호미로 김을 매다가 가뭄에 땅을 푸실하게 해놓으면 더 빨리 가뭄을 탈까 해서 들깨만 뽑아낸다. 옥수수밭에 들깨를 뽑아내고, 고추밭 고랑을 선호미로 긁어내는데 이 곳은 작년에 초석잠을 심어놓고 수확하지를 않아 새파랗게 초석잠이 싹을 틔우고 있었다. 그 사이 딱새는 제 새끼를 부르는 듯 삑~ 삑대고 두마리의 꾀꼬리는 밭을 가로지르며 사랑놀이를 한다. 초석잠 종근을 남겨두자고 하니, 울엄닌 제 뽑아치우라고... 유일하게 작물이외에 울엄니로부터 밭에서의 성장을 ..

나의 이야기 2022.05.22

주말에..(2022.5.7)

포란을 암탉에게 맡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닭장안에서 부화를 시키자니 다른 암탉들이 포란둥지로 들어가 알을 낳아 많은 수에 포란을 하지못해 부화율이 떨어지고, 닭장밖에서 부화를 시키자니 밤중에 산짐승들이 자꾸 포란중인 암탉을 물어가니... 부화기를 구입하여 4월 16일에 달걀 37개를 넣고 기다리길 3주, 부화기에 넣은 지 20일째 1마리가 깨어나오고, 주말인 5월 7일 19마리가 21일째 깨어났다. 그리고 22일째인 휴일에 2마리... 깨어나지 않은 알 15개를 빛을 투과해 검란을 해보니 9개는 병아리는 생겼는데 생명을 잃은 상태고 6개는 무정란이었던 듯~ 부화된 병아리 22마리 중 1마리는 계란껍질과 분리가 잘 안되었던지 정상적인 생명을 유지하기는 힘들 듯 하다. 방문을 나서 집주위 여기저기..

나의 이야기 2022.05.08

주말에..(2021.5.29)

역시... 시골을 향한 주말엔 검은등뻐꾸기(일명 홀딱벗고새)가 낭랑한 소리로 정겨움을 만들고 있었다. 직장일이 바빠 2주만에 들렀지만, 잦은 비에 땅이 무르니 옥수수밭 김매기도 할 수 없어 밭둑에 풀이나 깎자고 예초기를 걸머진다. 밭둑을 깎다 보니, 다시 비가 오려는 듯 날이 꾸물꾸물... 임대를 준 인삼밭 밭둑도 돌려깎고 들어서니 울엄닌 삼밭을 경작하는 사람이 깎겠지 그걸 힘들게 깎냐고 한다. 비가 떨어지기 전에 이웃마을에 위치한 아버지 산소를 깎고 오니 비도 그제사 참았던 시간을 보내고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한다. '징하게 오네.' 닭장을 나섰던 닭들도 떨어지는 비에 일찍 닭장으로 들어서고 나 또한 작년과 다른 곤(困)한 몸에 휴식을 취해본다. 비는 내려도 모내기가 끝난 동구(洞口)의 논에선 개구리들의..

나의 이야기 2021.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