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보인 주말,
이웃마을 후배의 트랙터를 기다리는 마음엔
얄궂게도 방해꾼으로 봄비는 다가선다.
산밑밭 귀퉁이에 있는 명이나물이 얼마나 자랐는지 가보는 길엔
현호색이 섰고,

끝난 줄 알았던 표고목에선 뜻밖에 표고가 얼굴을 내밀고 나를 반겨준다.

명이나물은 어서 맛보라 하고...

봄비가 그치고
솔잎을 흔들고 지나는 바람이 젖은 밭을 말리고 있는데,
트랙터는 올 기미도 없다.
기다리다 못해 전화로 소식을 물으니
'곧 간다.' 라는 트랙터가 휴일 점심때야 들어선다.

주말농군이라
뒷밭 일은 다음 주로 미루고,
텃밭에 3고랑을 만들어 비닐멀칭을 하고 울타리망을 친 후,
울엄니와 함께 감자를 심는다.

휴일 오후에서야 반짝 일을 한 주말농군엔
오는 주말엔 밀린 일이 될 듯,
산나물이 있을까 뒷산을 사부작거리기는 물 건너 간 듯 하다.
봉당에 걸어놓은 종다래끼에 딱새가 둥지를 트는 모양이던데
옥수수씨앗 파종은 어떻게 하나?
또 하나의 숙제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