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눈이 내려 시골향을 이루지 못했던 것을,
사정을 봐주려 함인지 포근한 날씨에 하늘은 눈 대신에 비를 보여주었던 주말.
괜히 넘어진다며 다리를 다쳐 거동이 불편한 울엄니의 소소한 일들을 거들 요량으로 시골향(向)을 이루었지만,
연탄보일러에 연탄을 갈아넣는 것 외에 뭐 특별히 할 일도 없다.

휴일,
겨울빛이 따스하게 밭둑에 내려앉는 것을 보고
몸을 푸는 수준으로 똥구르마를 가지고 소두엄을 몇차례 나르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밭둑쪽으로 쓰러진 소나무를 가지를 쳐내 한아름씩 산쪽으로 정리해 놓는다.

마당 한 켠 주목나무 밑에서 웅크리던 닭들은
겨울빛의 따스함에 모처럼 울 뒤로 나서 낙엽을 들추고...

나 또한 따스한 겨울빛이 아까워 주위를 서성대보지만
아쉬움만 커져만 갈 뿐,
그냥 주말을 마감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