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없다고?
온화하게 미소지으며 따스하게 햇살을 품은 11월의 마지막 주말,
시골향(向)을 이룬 시선엔
고향에서 소를 키우는 친구가 소거름을 텃밭에 가져다 놓는 모습이 먼저 들어온다.

작년에도 소거름을 가져다 주어 그 소거름을 밑거름 삼아 올해 농사를 잘했는데,
고맙게도 올해도 가져다 놓았다.
친구를 보내고 고추밭에 있던 고춧대를 산둑으로 옮겨놓고
연탄재를 밭둑 패인 곳에 가져다 부셔놓고 나니
이제서야 한 해 농사가 마무리 된 듯 하다.
그 동안 각각의 작물로 치장을 했던 뒷밭은 '나 이런 모습이었어!' 라며 속살을 보이고...

겨울로 들어서기 전
퇴비장으로 망우를 퍼내고
연탄보일러 2구에 모두 불을 넣고 불문을 열어
방바닥을 따뜻하게 뎁혀놓는다.
흐린 구름속으로 숨어들었던 별빛들은
궁금한 양 구름사이로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연탄보일러에서 뻘겋게 피어오르는 구공탄을 내려다보기도 한다.
휴일,
3년 전 산밑밭에 손바닥 만하게 심어놓았던 도라지와 더덕에 챙견해 보고...

이제 폐목이다 생각했던 표고목에서
마지막으로 피워올린 표고들을 몇개 챙겨본다.

가을은
내게 그렇게 마지막 주말을 안기고
뒤돌아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