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달려간 시골에
집주위와 산둑을 깎아
뒷산을 향하는 성묘객들의 발길을 가볍게 하고

고향을 찾는 형제자매들에 도토리와 산밤을 쉬이 줍는 체험을 해보려 예초기를 걸머지고...

하나 둘 고향을 찾은 누이들과 조카들은 툭 툭 던지는 가을의 손길을 찾아온다.

누이들이 찾아 온 가을은
비닐하우스 안으로 속속 쌓여지고...

이종사촌의 부탁이었던 병아리들은 일주일 남짓 마당에서 뛰어놀다 떠난다.

긴 추석연휴를 틈타
주말농군은 들깨를 베어넘길 시간을 엿보지만,
반기지 않을 가을비는 들깨밭을 떠날 줄 모른다.

연휴 끝에 비가 멈추어 들깨나 벨까 셈을 하고 있는데
강원 영서지방엔 오는 금요일부터 다음 주 화요일까지 비가 온다고...ㅠ
베어 넘기면 들깨가 싹이 날 듯 하고
그냥 놓아두자니 하루가 다르게 들깻잎을 떨구며 시커매지는 들깨는 손실이 많을 듯 하고
딜레마에 놓였다.
그냥 고추밭 옆에 한고랑 심었던 땅콩만 뽑고 만다.



울 뒤 풀들을 빤빤히 깎아놓으니 울 뒤에서 노닐던 닭들은 쉽게 매의 표적이 되고
시커매지는 들깨밭엔 백여마리나 될 듯한 새떼들이 나타나 들깨들을 쪼아대니,


울엄니를 혼자두고 시골을 떠나는 마음엔
발길이 무겁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