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바라고 뒷산을 오르는 건 아니지만,
뒷걸음질 치는 소 뒷발에 밟힌 격으로 혹시 송이나 능이가 있을까 내심 바램도 있었다.
봄에 고사리를 끊으러 올랐던 길
쌓이고 쌓였던 솔낙엽을 가는 곳마다 멧돼지가 들쑤셔 놓았다.
들머리로 잡은 시골집 밭머리 위의 묵은 천수답은 멧돼지 목욕탕이 된 지 오래~
목욕 후
바로 옆에 올무를 설치한 은사시나무에 와서 등을 긁은 모양이다.
2년 전 봄, 이 올무에 멧돼지가 걸렸던 적도 있었지만
내가 봐도 설치한 올무가 참 엉성하다.
복령이 들었을까?
기회가 있다면 복령침을 들이대 봐야겠다.
돌풍이었을까.
쓰러진 소나무엔 소나무잔나비버섯이 붙고...
2~3시간 뒷산 골짜기를 오르내려 보았지만
낮은 산이라 온 산의 부엽토를 뒤집어놓은 멧돼지의 흔적만 있을 뿐.
내려서며 산밑에 하나 둘 갓을 펴 든 아이들을 호박나물에 넣으리만치 꺾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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