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지쳐 비를 그렇게 기다렸는데...
한번 찔끔인 비는
날 것을 말리는 해를 지우며 날마다 섰다.
들깨가 있기 전 옥수수밭이었던 곳에서 쪄먹는 옥수수로 수확이 되지않았던
여물은 옥수수를 마저 따들이고 나서 대궁을 베어내고...
들깨의 키가 얼마나 큰지 깊은 개울에서 목까지 물이 차 발뒤꿈치 들고 겨우 다니는 꼴로
들깨밭을 다니며 옥수수를 땄다.
옥수수를 따들이고 예초기를 걸머지고 인삼밭으로 임대를 준 큰밭둑을 깎으려고 나서는데,
'고추를 손질해서 널어야 되는데, 쓸데없이 밭둑이나 깎으려고 하느냐.' 며 울엄니의 작은 목소리가 들린다.
해가 없다 보니
따놓은 지 일주일이 된 고추를 이제야 펼쳐놓는다.
목요일까지 비예보가 있으니 잘 마를지...
다시 예초기를 걸머지고 임대를 준 큰밭의 둘레를 깎는데
어찌보면 쓸데없는 일인 지도...
휴일
새벽에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더니
아침까지 사이사이 비가 내린다.
고추를 따야 하는데...
멀리 떨어져 있는 조부모 산소나 깎고 와야겠다고 나선 발길엔
웬 풀들이 그렇게 자라 뒤엉키고 있는지...
멍석딸기 덩굴과 칡넝쿨이 서로 엉키며 자라 벌초를 하는데 3시간이나 걸린 듯 하다.
봄에 부화한 병아리
'빨리 울면 서리가 일찍 내린다.' 라는 말이 있던데,
6월 첫날에 부화한 수탉 2마리 중 한마리가 한달쯤 전부터 '꺽~' 대더니
지금은 '꼬끼오' 는 아니더라도 '꺼거거' 하며 3음절로 아침을 알린다.
집주위엔 참취꽃이 피었고
들엔 개미취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다음 주말이면
완연히 가을로 접어들지 싶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말에..(2021.9.11) (0) | 2021.09.13 |
---|---|
벌초 (0) | 2021.09.06 |
가을은 벌써... (0) | 2021.08.23 |
주말에..(2021.8.14) (0) | 2021.08.16 |
주말에..(2021.8.7) (0) | 2021.0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