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21.8.28)

돌처럼 2021. 8. 29. 18:17

 

가뭄에 지쳐 비를 그렇게 기다렸는데...

 

한번 찔끔인 비는

날 것을 말리는 해를 지우며 날마다 섰다.

들깨가 있기 전 옥수수밭이었던 곳에서 쪄먹는 옥수수로 수확이 되지않았던

여물은 옥수수를 마저 따들이고 나서 대궁을 베어내고...

 

들깨의 키가 얼마나 큰지 깊은 개울에서 목까지 물이 차 발뒤꿈치 들고 겨우 다니는 꼴로

들깨밭을 다니며 옥수수를 땄다.

 

 

 

 

옥수수를 따들이고 예초기를 걸머지고 인삼밭으로 임대를 준 큰밭둑을 깎으려고 나서는데,

'고추를 손질해서 널어야 되는데, 쓸데없이 밭둑이나 깎으려고 하느냐.' 며 울엄니의 작은 목소리가 들린다.

 

 

 

 

해가 없다 보니

따놓은 지 일주일이 된 고추를 이제야 펼쳐놓는다.

목요일까지 비예보가 있으니 잘 마를지...

 

다시 예초기를 걸머지고 임대를 준 큰밭의 둘레를 깎는데

어찌보면 쓸데없는 일인 지도...

 

 

 

휴일

새벽에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더니

아침까지 사이사이 비가 내린다.

 

고추를 따야 하는데...

 

멀리 떨어져 있는 조부모 산소나 깎고 와야겠다고 나선 발길엔

웬 풀들이 그렇게 자라 뒤엉키고 있는지...

멍석딸기 덩굴과 칡넝쿨이 서로 엉키며 자라 벌초를 하는데 3시간이나 걸린 듯 하다.

 

 

봄에 부화한 병아리

'빨리 울면 서리가 일찍 내린다.' 라는 말이 있던데,

 

6월 첫날에 부화한 수탉 2마리 중 한마리가 한달쯤 전부터 '꺽~' 대더니

지금은 '꼬끼오' 는 아니더라도 '꺼거거' 하며 3음절로 아침을 알린다.

 

 

 

집주위엔 참취꽃이 피었고

들엔 개미취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다음 주말이면

완연히 가을로 접어들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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