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20.3.21)

돌처럼 2020. 3. 22. 17:59




'후두둑...'

굵은 빗방울이 스레트지붕을 두들기는 소리가 나더니

곧이어

' 쿠르르 쿵~'   천둥과 번개가 주말의 밤을 요란하게 찾는다.


빗설거지 겸 방을 나서보니 소나기가 한차레 쏟아붓고 있는데,

'소문난 잔치 먹어볼 것 없다.' 란 속담처럼 마당에 빗방울 자국만 남겨놓고 천둥은 밤하늘만 두들기고 있다.

개구리다!

빗줄기가 뜸해지니 동구밖에서는 개구리울음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벌써?


잠시 후 다시 빗소리가 투닥이는 걸 보고 방안에 들어서서

낮에 이식을 해놓은 산마늘(명이나물)이 좋아라 하겠다 하고,

마저 뒷밭에 펴널은 들깻단이며 퇴비도 바람에 날리지 않고 잠을 잘 자겠다 하며

기분좋은 마음으로 주말의 밤을 보낸다.




휴일,

퇴비를 낼 때 펼치는 것을 거들던 닭(실제는 지렁이를 찾아 먹느라)들은 고단함도 없는지

동틀 무렵부터 소리를 치고,

메말랐던 땅은 어젯밤 비에 촉촉한 호흡으로 안개를 만들어놓고 있었다.





신청해 둔 느타리버섯 종균이 나와

은사시나무에 드릴로 구멍을 내고 버섯 종균을 끼워넣는데...


드릴날을 한치수 큰 것을 준비해서 해야겠다.

억지끼워맞춤으로 하다보니 일의 진척도 없이 지치기만 한다.

바로 옆,

밤나무 죽은 가지에서 오색딱따구리는

'나처럼 해봐 요렇게~' 하는 모양새로 경쾌하게 구멍을 뚫고 있다.







느리게 성장하는 여나문개의 표고들은

담장 응달쪽에서 시원하다며 봄날을 보내고 있다.


그만큼 봄날의 따스함은

한뼘을 더 키우고 있었다.



<양지꽃>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말에..(2020.4.4)  (0) 2020.04.06
주말에..(2020.3.28)  (0) 2020.03.29
주밀에..(2020.3.14)  (0) 2020.03.15
주말에..(2020.3.7)  (0) 2020.03.08
주말에..(2020.2.29)  (0) 2020.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