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둑...'
굵은 빗방울이 스레트지붕을 두들기는 소리가 나더니
곧이어
' 쿠르르 쿵~' 천둥과 번개가 주말의 밤을 요란하게 찾는다.
빗설거지 겸 방을 나서보니 소나기가 한차레 쏟아붓고 있는데,
'소문난 잔치 먹어볼 것 없다.' 란 속담처럼 마당에 빗방울 자국만 남겨놓고 천둥은 밤하늘만 두들기고 있다.
개구리다!
빗줄기가 뜸해지니 동구밖에서는 개구리울음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벌써?
잠시 후 다시 빗소리가 투닥이는 걸 보고 방안에 들어서서
낮에 이식을 해놓은 산마늘(명이나물)이 좋아라 하겠다 하고,
마저 뒷밭에 펴널은 들깻단이며 퇴비도 바람에 날리지 않고 잠을 잘 자겠다 하며
기분좋은 마음으로 주말의 밤을 보낸다.
휴일,
퇴비를 낼 때 펼치는 것을 거들던 닭(실제는 지렁이를 찾아 먹느라)들은 고단함도 없는지
동틀 무렵부터 소리를 치고,
메말랐던 땅은 어젯밤 비에 촉촉한 호흡으로 안개를 만들어놓고 있었다.
신청해 둔 느타리버섯 종균이 나와
은사시나무에 드릴로 구멍을 내고 버섯 종균을 끼워넣는데...
드릴날을 한치수 큰 것을 준비해서 해야겠다.
억지끼워맞춤으로 하다보니 일의 진척도 없이 지치기만 한다.
바로 옆,
밤나무 죽은 가지에서 오색딱따구리는
'나처럼 해봐 요렇게~' 하는 모양새로 경쾌하게 구멍을 뚫고 있다.
느리게 성장하는 여나문개의 표고들은
담장 응달쪽에서 시원하다며 봄날을 보내고 있다.
그만큼 봄날의 따스함은
한뼘을 더 키우고 있었다.
<양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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