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의해 사회적 거리를 두다 보니
시간이 가지않는 듯 하면서도 주말은 빠르게도 다가온다.
시골을 내려서자 마자 삽을 들고 밭도랑을 치려고 들어섰는데,
들기름을 짜려하니 기름방앗간에 데려다 달라며 울엄닌 뒷밭 밭도랑에 있는 나를 찾았다.
기름방앗간에 들러 들기름을 짜내는 동안,
기름집 주인은 각종 기름에 생들기름까지 일장연설에 나서는데...
볶은 들기름에 익숙한 울엄니에 도시사람들은 모두 생들기름을 먹는다고 하며 생들기름에 생참기름을 섞어주면
1년동안 산패도 안되고 거뜬히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예전에 고추씨기름에 매료되었던 나는 청량고추씨로 기름을 내렸다는 고추씨기름 한병을 사들고...
고추씨기름에도 생참기름을 넣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향기는 고소하다.
들기름을 짜오고 나서
다시 밭도랑을 쳐내니 반나절이 훌쩍 지난다.
오후 들어서
느타리버섯목으로 이용할 예정인 은사시나무를 울 뒤로 정리해 놓고
뽑아놓았던 고추대들을 예년 같았으면 태웠지만
산불감시원들이 확성기로 매일같이 신작로를 오르내리며 소각금지를 외쳐대니,
태우지 못하고 밭둑위로 끌어내어 밭을 정리하고 나니 하루가 간다.
집에 들어서니
건빵과 뭐가 왔다는 울엄니 말에...
나의 주말이야기와 비슷한 생활을 두셨다는 님이 감기예방에 좋은 생강즙을 보내주었다.
'부산 분이시네요. 고맙습니다. " ^^
저녁이 깊어가는 동안,
점점 바보가 되어간다는 울엄니의 삶에는
기억도 잃어가고 판단도 흐려진다는
그런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는데...
마땅한 해답을 놓지못한는 자식일 뿐이다.
휴일,
함박눈이 서막을 알리더니
바람이 솔가지를 흔들어 파도소리를 만든다.
산밑까지 내려섰던 낙엽들은 세찬 바람에 밭을 가로질러 딩굴더니
집 울타리밑에 멈추어 섰고,
울타리 근처에소 놀던 닭들은 놀란 모양새로 고개를 세우고 빤히 관망한다.
그런 공간속에서 삽을 들고 함께하는 주말이
' 참 좋다.' 라는 느낌이 절로 든다.
멧돼지가 지난 가을 파엎은 명이나물(산마늘)을 한곳으로 이식을 하고
주말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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