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밭주위를 정리하면서 베어진 은사시나무에 느타리버섯 종균을 넣는데
드릴날이 맞지않아 그동안 작업을 못하고 있다가 종균을 넣기 위한 전용드릴날을 구입하여 종균을 넣는다.
종균작업을 하는 곳에 따스한 햇빛이 머물다 보니, 날파리들이 벌써부터 성가시게 굴며 머리카락 속으로 들어가 깨무는데...
물린 자리가 가렵고 하니 살짝 짜증이 섞인다.
버섯 종균을 모두 넣고 남은 은사시나무를 토막내어 봉당으로 들여쌓으니 하루해가 저문다.
마당밖 개가 짖어대는 밤,
산짐승이 밭으로 내려섰나 보다 하고 방문을 나서니,
봉당에서 생선대가리를 훔치던 고양이가 쏜살같이 내달리고
밤을 비추던 달빛은 겨울흉내를 내고 있는지 춥다.
연탄보일러에 연탄을 갈고 편한 잠으로 청해본다.
이웃집 지붕에 하얗게 내린 서리를 보며 나선 수돗가엔 살얼음이 얼고
닭장의 닭들에게 모이를 주지만 그들도 추운지 횃대에 앉아 내려다 볼 뿐, 먹으려고 달려들지를 않는다.
햇살이 퍼지면 깔따구나 날파리들이 달겨드는 것이 귀찮아, 아침햇살이 따스해지기 전에 산밑밭 명이나물을 뜯는데
발이 시렵다.
어라! 두더지들이 지렁이를 명이나물로 쌈싸먹으려는지 명이나물잎을 잘라 두더지굴로 끌어들인 모습이 더러 보인다.
고라니가 삼나물(눈개승마)이나 두릅순을 잘라먹더니, 두더지마저도 식성을 다르게 찾는가 보다.
문을 연 닭장안으로 사료를 먹으려고 들어선 수탉(토종수탉4, 청계수탉1)중에 토종수탉 두마리를 잡고...
수탉을 잡은 이유는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수탉들이 서로 본능을 행사하느라 암탉들의 등에 털들이 뽑힐 정도라
수탉의 수를 조절하기 위함이다. ^^
울엄니,
"뭐 특별히 할 일 없지?" 란 물음에 대답을 하니
꽃을 잔뜩 달고 선 은사시나무를 베어넘기라고 하는데...
사실, 울엄니 바램은 주말마다 있었다.
그동안 어느 정도 은사시나무는 정리를 하였으니 되었다고 놓아두니
꽃이 떨어지면 밭에 은사시나무가 엄청 생긴다고 은사시나무를 자르라고 노래를 부르다시피 했다.
<은사시나무 꽃-수꽃인지 암꽃인지 모르지만..>
울엄니 마음이나 편하게 하자 생각하고 엔진톱을 들고 밭둑가에 있는 은사시나무를 베어넙긴다.
왜 꽃들을 잔뜩 달아 울엄니에게 미움을 받았니?
4,50대 협심증으로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찬 모습이었던 울엄니,
주위에서 들은 민간요법으로 증세를 완화시켰지만 힘든 생활이었는데...
10여녀전 부터 대학병원을 다니며 정기진료를 받다 보니
세월은 팔순을 넘겼지만 그 때보다도 삶의 질이 난 듯 보인다.
월요일,
그 정기진료가 있는 날이라
울엄니를 모시고 시골에서 출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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