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22.12.10)

돌처럼 2022. 12. 11. 15:33

 

 

어느새부턴가

실개천에서 피어오르던 물안개는 

낙엽 떨군 가지에 붙어 서리꽃으로 수를 놓으며 겨울아침을 만들고,

 

홰를 치며 아침을 깨우던 닭들은 

해를 기다리며 닭장문을 나서기 꺼려하는 겨울촌(村)

 

 

엔진톱을 들고 산밑밭으로 향하여

밭쪽으로 기울어진 소나무를 잘라낸다.

 

 

엔진톱 소리에

골짜기 안에선 고라니가 꽥꽥대며 산울림을 주고 

밭 아래 집앞에선 개들이 짖어대며 마을의 정적을 깬다.

 

 

소나무를 정리하고,

고춧대를 태우려니 아직 덜 건조가 되었는지 타지를 않는다.

 

특별한 일거리가 없으니 한가함을 주말의 시간으로 채우려

닭들의 모습을 쫓으며 알을 찾아보는데...

 

3~4년된 닭들은 겨울빛이 모여든 울밑을 떠날 줄 모르고

올해 부화한 닭들은 울 뒤 산으로 올라 낙엽을 들춰내며 무언가를 쪼고있다.

 

 

가을까지 한창 바쁘던 밭들은

겨울빛을 내려앉히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들과 함께 했던 올해의 주말들도

아련하게 지워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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