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23.8.19)

돌처럼 2023. 8. 20. 16:24

 

 

각종 농작물들 파종시기에 맞게 찾았던 꾀꼬리, 뻐꾸기 삼총사 등 여름철새들의 울음소리는 어느덧 사라지고

참매미가 사방 어느곳에서나 한창 울어제끼는 폭염속으로 텃새인 참새떼들이 포르륵 대며 농작물들의 여문 정도를 염탐하는 시기(時期),

 

세물 째 고추를 수확하려 했지만 울엄닌 널 때가 없다고 다음 주에나 따라고 한다.

 

 

 

뜨거운 비닐하우스 안에서도 첫물 고추는 건고추로 태어나기가 아직이고

차양막 그늘에서 대기하고 있는 두물 고추도 그대로이게 된다.

 

들깨밭이 되어버린 옥수수밭에서 군데군데 남겨졌던 딱딱하게 여물은 옥수수를 따들여 껍질을 벗겨 봉당에 올려놓고

예초기로 밭둑을 깎아내는데...

여지없이 울엄니 눈초리가 예상대로 쓸데없이 풀깎지 말고 들깨밭에 풀을 뽑으라 한다.

 

밭둑에 바랭이풀과 방동서니가 씨를 달고 서니 여물기 전에 깎아내야 밭으로 풀씨가 날아들지 않을 것인데...

여튼 들깨밭 밭둑만 돌려깎고 나서 들깨밭에 엎드려 풀들을 뽑아낸다.

태풍 '카눈' 이 아니었다면 들깨들이 줄을 잘 세우고 있을 터인데 태풍에 이리 쓸리고 저리 넘어지고

고랑에 엎드려 풀을 뽑아내는데 오히려 쓰러진 들깨들이 풀을 뽑는데 방해가 된다.

 

 

지난 광복절 때 심었던 김장배추 모종은

연일 뜨거운 날에 힘들게 견디다 죽을 둥 하면 소나기에 다시 연명을 하고...

 

그러다 모레와 글피 비 소식에 

좀 더 기운을 얻고 뿌리를 제대로 내리겠지.

 

한낮은 무더워도

밤새 풀벌레들 소리를 피해 새벽에 더위가 슬쩍 물러나는 만큼,

봉당엔 가을이 조금씩 쌓이고 있고

닭들은 그 봉당에 틈을 노리고 선다.

 

그렇게 여름은 조금씩 지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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