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 고향후배에게 경운작업을 부탁을 했었는데...
주말,
시골을 향하니 밭이 트랙터로 로타리작업이 되어있었다.
텃밭엔 이미 고추, 감자, 땅콩 등이 심겨질 몇고랑에 비닐멀칭이 되어있었는데
그 이유에서인지 닭들이 닭장을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텃밭 주위로 울타리망 작업을 하고 닭장문을 여니
닭들은 쏜살같이 나선다.
뒷밭으로 가서 줄을 띄우고 옥수수씨앗을 파종하는데
바람이 줄넘기를 하며 훼방을 놓으니 파종은 더디기만 하다.
저녁나절이 되니 깔따구가 이마며 머리카락 속으로 들어가 깨무니
아무리 센 바람도 눈꼽만한 깔따구도 쫓아내지를 못하는가 보다 하며
그래도 길어진 하루해를 붙잡고 1차 옥수수 파종을 마친다.
3주가 되니 알을 품던 암탉 품속에서 병아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마굿간 뒤쪽에서 품던 암탉을 통째로 봉당으로 옮겨놓고...
이는 길고양이와 쥐로부터 병아리를 지키려는 수단이다.
서리가 아직 아침을 떠나지 못하는 시간,
뒷산을 올라본다.
산길을 보며
옛날 산너머 이웃마을을 가기위해 지름길이 되었기도 했을테고
어린시절 아버지와 함께 땔나무를 하러 올랐었던 길이라는 기억을 떠올려 본다.
아버지와 땔나무를 하러 오르던 겨울이 있었다면,
봄엔 엄마 발길을 쫓으며 산을 오르기도 했다.
그 시절에 나물로도 이용되었던 쥐오줌풀이 꽃을 피우며 산길을 반기고 있다.
둥글레는 구구대는 산비둘기 소리를 들으며 조심스레 꽃단장을 하는데,
살며시 자세를 낮추어 잎을 들춰보는 내게 꽃잎 하나가 반긴다.
제비꽃들이 봄을 떠나니
그 자리엔 각시붓꽃이 보라색을 채우고 있는데...
돼지열병 여파로 겨울철 허가된 수렵활동에 없어졌기를 바랬는데,
멧돼지의 흔적은 지금도 있으니...
올 여름 옥수수 수확에도 피해가 있을 듯 싶다.
그렇게 산길의 기억을 되찾으며
한끼 묵나물 정도의 고사리를 꺾고 내려서는 산행엔
정오가 넘어선다.
참깨를 심을 곳에 참깨망(이랑)을 만들고
4월의 마지막 주말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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