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23.5.20)

돌처럼 2023. 5. 21. 18:07

 

 

남쪽나라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뻐꾸기 울음소리 보다 먼저 와서 노래하던 검은등뻐꾸기는 어쩐 일인지 이번 주말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낮,

예초기를 걸머지고 산밑밭으로 향하는 산둑을 깎아 울엄니 발길에 진드기가 붙지 않도록 하고,

 

 

고구마순 200여개를 정식하는데 간격이 너무 넓다고 울엄니로부터 핀잔을 듣는다.

내가 보기엔 오히려 울엄니가 심은 고구마의 간격이 너무 좁은데...

 

4월 30일에 심었던 고추는 몇번의 서리에 견디더니 이제는 활착을 하고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옥수수밭을 둘러보는 길엔 물까치(때까치) 2마리가 까마귀 한마리를 쫓아내는데

참 이상도 하다.

달포 전에 매 한마리가 울뒤에서 노닐던 암탉 한마리를 잡아먹고 또 날아드니 까마귀 두마리가 매를 사정없이 쫓아대는 것을 보았는데 까마귀는 자기보다 작은 물까치에 쫓기고 있으니 말이다.

 

옥수수 고랑 사이로 울엄니는 들깨씨앗을 뿌리고 비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섰다.

 

 

덥게만 느껴지는 날씨에

울엄니는 춥다고...

한달에 열흘 나가는 노인일자리도 내년에는 떨어져나갈 것 같다며 쇠잔한 몸으로 느끼고 선다.

 

주인이 사라진지 20여년이 지난 외양간에 숨어 새끼를 낳은 길고양이

농기구를 꺼내러 들락거릴 때마다 새끼를 품고 나를 빤히 바라보는데,

나는 못본 척 농기구만 꺼내고...

 

나도 어미가 없는 틈을 타 핸드폰을 들이밀어 본다.

 

 

지난 주에는 4마리였는데,

마대자루 뒤에 있는 걸까?

 

울엄니가 자주 향하는 산밑밭엔 산마늘(명이나물)이 피켓시위 하듯 꽃을 들어올리고 여름빛을 쬐고 있다.

 

 

산마늘 앞쪽으로는 2주전에 파종했던 땅콩이 싹을 밀어올리기 시작했고

지난 주 심었던 애호박과 둥근호박 모종은 아직까지 모살이를 하는 듯,

 

그렇게 한 주의 주말은 또 지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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