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8.15. ~ 2024.8.18. 에...
어느 해 부터인지
휴일이든 주말이든 쉬는 날이면 방정식처럼 시골향(向)을 이뤄 농군을 폼내는데...
광복절과 주말사이에 여름휴가를 이용하여 나흘간에 걸쳐 텃밭의 작물들을 돌본다.
첫물 고추를 수확한 지 열흘이 지나 두물 고추를 수확하고...
밭둑과 울 뒤의 풀들을 깎아낸다.
울 뒤 풀들을 깎아놓고 나니
닭들이 노니는 모습이 잘 보여서 그런가?
연실 매가 날아들어 닭들을 노린다.
닭이 잡혀먹힐까 매를 쫓아내려 뒤꼍으로 냅다 뛰기도 몇차례...
주목 열매로 발아시킨 주목과
뒷산 산능선에서 잔뜩 올라오던 묘목을 뽑아 옮겨심은 소나무는 나의 조경수~
여물키던 옥수수를 따들여 껍질을 벗기고 창고 처마끝에 매달며 가을빛을 불러들이는데
여름빛은 무슨 소리냐며 마당을 떠날 줄 모른다.
그래 그런가?
하얀 달빛을 맞으며 활짝 폈던 달맞이꽃은
기분 좋은 마음에 아침까지 활짝 핀 마음으로 나를 맞아주곤 했는데,
뜨거운 날
지쳐만 보였다.
여나문 고랑줄을 남겨뒀던 옥수수를 따들이고 옥수수대궁을 베어내고 나니
옥수수밭이었던 곳이 온전히 들깨밭이 되었다.
저 들깨밭 밭둑으로 돌아가며 땅벌집이 세 곳이 있는데
그 곳은 이발기계로 찝어놓은 듯이 예초기질이 제대로 되지를 못했다.
들깨밭 사이엔 서리태가 자리잡고 있는데
섶이 너무 되었다.
태풍이나 세찬 비바람이 찾아들면 낭패 보기 딱 좋은 모양새...
4~5년을 뒷밭에서 지낸 독수리연은 귀신이 되어서라도 밭을 지킨단다.
밤을 수놓는 풀벌레 소리엔
곧 가을이라는 시간이 실렸는데,
더운 여름은 이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어 버린다.
그래도
풀벌레들의 소리 때문일까?
시골의 밤은 그나마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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