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도착하자 마자
수탉 한마리를 잡아 차례상에 올릴 준비를 하고...
사실 이 수탉은 아메라우카나 품종으로 비교적 고가(高價)로 30개의 종란을 구입하여 올 4월 말에 부화시킨 것으로
기를 목적이었는데, 성장한 후에 보니 암컷은 5마리이고 수컷은 18마리나 되어 내가 바라는 반대로 암수 구성으로 되어버렸다.
이 수탉들을 빨리 잡아야 되는데 그런 구실을 찾기가 쉽지는 않겠다.
울엄니와 동생과 조카들이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산밑밭에 심었던 땅콩을 뽑아내고 뒷정리를 한다.
추석 당일 성묘길을 마친 후,
산밑 주위의 밤들에 간섭하다.뒷산으로 올라 영지버섯이 있을 짐작의 곳곳을 찾아 다녀본다.
다음 날,
꺾어놓은 고춧대에서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내고
텃밭 끝자락에 심었던 고구마를 캐낸다.
고추를 심느냐고 소똥거름을 잔뜩 낸 밭이라 그런지
굼벵이들이 많았고 이 굼벵이들이 땅속의 모든 고구마들을 갉아먹어
고구마 모양새가 영 '아니올시다' 이다.
고구마를 캐는 동안,
산밑 주위를 돌며 도토리를 주으러 간 울엄니
도토리가 예년과 같이 달리지 않은 모양이라며 힘들게 도토리가루를 내는 과정도 잊은 채
자식들에 내어 줄 것이 별로 없을 것 같다는 표정으로 아쉬움을 내뱉는다.
명절연휴나 다음 주말에 베어 낼 시기라면 얼마나 좋을까?
뒷밭의 들깨는 하나 둘 갈빛으로 변하며 야속하게도 주중에 딱맞게 베어넘겨지게끔 여물어가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베어낼 때 들깨들이 떨어져도 다음 주말에나 베어야겠다.
들깨밭엔 곡식들을 여물킬 가을빛들이 오지않기를 바라면서,
이 곳엔 가을빛이 좀 더 머물러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또 뭘까.
매일 아침마다 짙은 안개는 갈피를 못찾는 듯~^^
망한 김장배추 고랑
배추는 고사하고 무청에까지 벌레들이 파고들어 해(害)를 가하고 있으니
올 김장배추는 땅을 두고도 사먹어야 할 판이다.
내가 망했으니
너(벌레들)도 망해야 되지않겠냐
갑자기 떨어진 아침기온이 한편으론 반갑기만 하다.
대체휴일이 있어 긴 추석연휴
들깨밭에 아쉬움을 두며 일찍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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