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초석잠 종근을 심고
긴 봄가뭄에 싹을 올리지 못하다
부족한 빗방울에 힘을 빌어 겨우 싹을 밀어 올리더니.
7월이 되어 무성하게 땅을 덮으며 꽃을 피워낸다.
날아든 꿀벌들 소리에 초석잠 밭은 요란스러워지고,
갈증에 결국 싹을 올리지 못한 빈자리엔
대신 쇠비름이 초석잠인양 자리를 잡고 땅을 덮고 있었다.
양동이 들고 다니며 줄기가 굵어진 쇠비름을 뽑아내고
늦가을까지 푸른색으로 서있는 초석잠을 지켜보게 된다.
10월 말,
초석잠 덩굴도 서서히 단풍이 든다.
이때 뿌리를 보게 되면 조그맣게 구근이 생기기 시작한다.
실뿌리에선 향긋한 향기가 은은하게 나는데
나는 이 향기가 참 좋다.
이렇게 낙엽색이 되면 하얀 구근을 달고
내 호미질에 초석잠은 수확을 허락한다.
이렇게...
처음 4~5년전에 울엄니 드시게 하려고 1kg에 \100,000을 주고 산밑 밭에 심었던 기억이 있다.
울엄니, 그런 걸 뭐하러 밭에다 심냐고..^^
3년전부터 kg에 \15,000에 판매를 하였는데 울엄니 드시는 것도 아까운가 보다.
남긴 것 없이 모두 판매하라 하신다.
60~70평에 심어 양이 별로 되지 않으니 없어서 못 팔 정도였으니...^^
허나 쪼그려 앉아 캐면서 생각해 보니
쉬운 것이 없다.
하루종일 작업해여 10여 kg밖에 캐지를 못하니 구매자가 많아도 미처 캐내지를 못하고
그렇다고 일당을 주고 사람을 사서 하자니 인부가 캔 량, 그 인부 인건비밖에 안되니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울엄니랑 둘이서 주말에 작업하는 대로 판매하고
땅이 얼어 캐지 못하면 내년 봄에 판매하게 된다.
울엄니 농사가 이전에 끝나 있어야 할 시기지만,
초석잠을 재배하다 보니 아직도 울엄닌 밭 한가운데 엎드려 있다.
차가워 오는 바람 맞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