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지난 물건들

돌처럼 2014. 9. 22. 11:04

 

 

9월

하늘은 높고 파랗다.

그 색이 쪽빛 바다같다.

 

따사롭게 느껴지는 햇살을 피해

파란하늘 귀퉁이에 뭉게구름은 떠있다.

뭉게구름은 바쁘지 않은 걸음으로 가을하늘을 거닐고 있다.

 

 

 

오후의 가을햇빛이

처마밑을 들여다 보고 있다.

 

언제부턴가 울엄니 손길을 떠나

헛간 처마밑을 지키고 서있다.

 

어릴적 자전거나 손수레의 생선장수가 오면

새우젖항아리에 새우젖이 채워지게 되고,

 

술항아리엔

밀주(密酒) 단속을 피해 누룩냄새를 피워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퇴색 되어가는 가을빛처럼

그 용도를 잃은 채 저리 서 있으니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물동이는

초등시절까지 울엄니가 집과 사오십미터 떨어진 우물에서 물을 길어쓰는데 사용되다가

가벼운 양동이가 나오면서 쓰여지지 않았고

그 우물은 양수기를 묻은 채 집에 수도꼭지로 주방까지 찾아들었다.

 

이들 모두 할머니가 사용하시던 물건들이라니,

최소 반세기 이상 지났으니

참 오래되기도 하였다.

 

가끔 고물장수(골동품 장수)가 술항아리와 물동이를 팔라고

몇번 찾아왔다 한다.

2~3개의 플라스틱통으로 시골집 주위에서 얻는 산야초로 발효액을 담그고 있는데

이젠 저들과 함께 해야겠다.

 

시루는 지금도 사용되는 것을 본다.

떡을 찌어내는 것보다 콩나물 키우는 용도로...^^

 

 

 

 

가을속의 <삼잎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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