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독수리 연을 띄우다.

돌처럼 2021. 5. 3. 10:40

 

 

파종한 찰옥수수가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가까운 산에서 꿩이 꺼겅대며 내려와 싹을 올리는 옥수수를 팔까 두려움에 독수리 연(燕)을 구입하여 띄웠는데,

 

밭이 트랙터로 갈리던 시기부터 시끄럽게 내려선 산까치들 중에 한두마리가

저 독수리연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밭으로 날아들어 뿌리에 단 옥수수알을 파먹으며

나의 방어책을 비웃고 있다.

 

 

 

울타리 지줏대는 밭으로 날아드는 산까치들의 전망대 내지는 휴식처로 이용되는 듯 하고

그들을 쫓아 낼 걸음을 자주 두지만 그 때뿐,

숲으로 숨어들었다가 다시 밭으로 내려서서 고개를 내민 옥수수를 쪼아댄다.

 

주말이면 조금이라도 젊은 내 발길을 자주 두겠지만

주중엔 울엄니의 힘겨운 발길을 두어야 한다는 생각에

그저 산까치가 밉기만 하다.

 

날씨가 따뜻하여 산까치가 팔 시간이 짧아지도록

얼른 옥수수가 자라기를 바랄 뿐이다.

 

그나저나

꺼겅대는 꿩은 저 독수리연을 두려워하기는 할까?

 

 

 

******

 

저 독수리연을 띄웠더니

이웃집 누이가 울엄니에게 전화를 걸어

" 밭 울타리망에 걸렸는 지 큰 새가 날아가지를 못하고 있다. 가서 잡으세요." 라고 했다나?"

 

울엄니는

" 잡으면 같이 끓여먹자." 하고 밭으로 나섰더니

저 독수리연이었단다.

 

독수리연에

꿩이 놀란 것이 아니라

사람이 속고 말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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