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종한 찰옥수수가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가까운 산에서 꿩이 꺼겅대며 내려와 싹을 올리는 옥수수를 팔까 두려움에 독수리 연(燕)을 구입하여 띄웠는데,
밭이 트랙터로 갈리던 시기부터 시끄럽게 내려선 산까치들 중에 한두마리가
저 독수리연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밭으로 날아들어 뿌리에 단 옥수수알을 파먹으며
나의 방어책을 비웃고 있다.
울타리 지줏대는 밭으로 날아드는 산까치들의 전망대 내지는 휴식처로 이용되는 듯 하고
그들을 쫓아 낼 걸음을 자주 두지만 그 때뿐,
숲으로 숨어들었다가 다시 밭으로 내려서서 고개를 내민 옥수수를 쪼아댄다.
주말이면 조금이라도 젊은 내 발길을 자주 두겠지만
주중엔 울엄니의 힘겨운 발길을 두어야 한다는 생각에
그저 산까치가 밉기만 하다.
날씨가 따뜻하여 산까치가 팔 시간이 짧아지도록
얼른 옥수수가 자라기를 바랄 뿐이다.
그나저나
꺼겅대는 꿩은 저 독수리연을 두려워하기는 할까?
******
저 독수리연을 띄웠더니
이웃집 누이가 울엄니에게 전화를 걸어
" 밭 울타리망에 걸렸는 지 큰 새가 날아가지를 못하고 있다. 가서 잡으세요." 라고 했다나?"
울엄니는
" 잡으면 같이 끓여먹자." 하고 밭으로 나섰더니
저 독수리연이었단다.
독수리연에
꿩이 놀란 것이 아니라
사람이 속고 말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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