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21.4.17)

돌처럼 2021. 4. 19. 08:28

 

 

소나기 예보가 있었지만,

후배에게 주말 아침에라도 트랙터로 로타리를 쳐달라 하고 향한 시골길엔

검게 그을린 얼굴에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는 후배를 볼 수 있었다.

 

텃밭엔 고추, 감자. 땅콩, 고구마를 심으려 비닐을 씌우고

뒷밭에 찰옥수수를 몇고랑 파종하는데 요란스런 바람은 소나기를 델고 밭으로 왔다.

 

 

 

주말농군은 어둡도록 소나기와 밀당을 하며 옥수수를 파종하고...

 

춥다!

참새는 안채 처마밑으로, 딱새는 헛간 처마밑 둥지로 들어서는 것을 보며

하루를 마감한다.

 

언제 내려섰을까?

짙게 깔린 안개는 아침을 숨겨놓는데

눈치없는 서리는 로타리를 쳐놓은 밭을 얼린다.

 

어제 못다한 옥수수 파종을 뒤로 하고

고사리나 뜯어볼까 뒷산을 오른다.

 

먼 산의 산벚나무꽃은 어서오라 손짓하더만

올라선 산길엔 연분홍 철쭉이 맞이한다.

 

 

나도 알고,

다른 산객도 아는 고사리가 올라오는 자리

 

 

주말에서야 오르는 시간이라 한발 늦었다고

분꽃나무는 향기를 내뿜으며 그리 말하는 거였는 지도 모르겠다.

 

 

 

'고곡' '고곡'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벙어리뻐꾸기가 울기 시작했다.

 

산을 내려서 옥수수 파종을 더하고

감자 두고랑을 심는 울엄니 옆에 쪼그려앉아 감자 몇알을 파묻다 주말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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