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고사리 산행

돌처럼 2020. 5. 2. 22:16



겨울을 난 빈밭과 들에서 난 봄나물들이 키를 키우고 꽃을 피워내는 시기,

산에도 어느덧 연녹색으로 채워져 간다.


예전부터 대표적인 묵나물인 고사리

그 고사리를 꺾는 것이 어쩌면 내게 연례행사인 듯 하다.


5월 초부터 5월 중순까지 휴일에 짬을 내어 시골뒷산을 올라 고사리를 꺾는데

올해는 석가탄신일인 4월 30일 휴일을 이용하여 산을 올라본다.

예년엔 홀딱벗고새로 알려진 검은등뻐꾸기 소리나 벙어리뻐꾸기의 짧은 울음소리를 들으며 산을 올랐는데

올핸 그 철새들이 아직 오지를 않았나 보다.


수년간 산을 오르며 고사리 한줌을 꺾던 자리를 찾으며 올라보니

추웠던 봄날씨 탓인지 고사리들이 오르는 시간도 들쭉날쭉이었던가 보다.




올고사리가 오르던 자리는 아예 고사리가 없는가 하면

늦고사리가 오르던 자리에는 이미 패어버린 고사리도 있었다.


그리고 어느 자리엔 몇십개를 꺾어야 한줌이 되는 새발고사리가 있는가 하면,



어느 자리에 가면

몇개 꺾지않아도 한움큼이 되는 고사리도 있다.




그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족히 30분을 이동하는 것 같다.


이동하며 야생화에 눈맞춤도 하고

산새들의 지저귐에도 귀를 기울여준다.


<윤판나물>



물 한병을 들고 자그만한 배낭을 채우면 더없는 즐거움이고

그 배낭을 채우지 못하면 야생화를 본 즐거움으로 마음을 채우는 산행,


그 너댓시간의 오전 산행을 내려서면

울엄니는 점심을 차려내고

가마솥에 물을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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