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찾은 지 2년만일까?
계방산을 올라보자는 친구를 뒤쫓아 본다.
춘천에서 7시에 출발하여 9시에 운두령 도착,
계방산(1,577m)이 국내에서 손꼽을 만큼의 고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포장도로로 재(嶺)를 넘는 운두령(1,033m)을 산행의 들머리로 잡았으니 산행시간은 길지않을 듯 싶다.
밤새 살짝 눈을 뿌린 듯,
운두령에 걸친 구름은 산의 모습을 감춰내며 상념(想念)없이 산을 찾은 발길을 두라 한다.
지나는 연인인 듯한 산객이 '나 저거 하나 따줘~'
그들의 대화에 빙그레 웃음을 지어보며 차오르는 숨을 쉬어본다.
운두령을 넘던 아침바람에 볼과 손끝이 시려 굳었던 몸이
30여분 등로를 오르다 보니 풀리기 시작한다.
생활주변에 정원으로 가꿔지던 조릿대(산죽),
그게 뭐 별거냐며 계방산은 보기좋게 가꿔놓고 있었다.
친구와 함께 산을 오르는 이야기는
이 때까지도 구름속으로 숨고...
어느덧 완만한 능선의 등로를 따라 오르다 보니
작은 키로 산객인 나를 반겨주는 나무들로 보아 어느 정도의 고도를 오름을 알 수 있다.
산을 넘으며 시야를 가리던 구름도 잠시 걸음을 멈추었음인지
파란 하늘이 시야에 들어온다.
전망대에 올라
잠시 머무르고 있는 구름, 그리고 그들에 둘러쌓여 있는 산봉우리들을 본다.
서리꽃을 달고 선 계방산 정상이 저기...
전망대에서의 조망(眺望)을 마치고 정상으로 발길을 두니
멈추었던 구름도 다시 산을 넘기 시작한다.
구름과 함께 산을 오르는데
구름이 또 걸음을 멈추며 계방산 정상이라 일러준다.
함께 오르던 구름도 잠시 나무에 앉아 서리꽃으로 포즈를 취하며 오르는 산객들에게 모델이 되어주고...
정상을 지나 좀 더 가보면 멋진 주목나무가 있다는 친구를 쫓아보며...
내리막길에 미끄러져 걸음이 수월치 않아 이제야 아이젠을 착용한다.
수백년을 살았을 듯한 4형제의 주목들
그들이 살아냈을 세월앞에 작은 삶을 투정해 본다.
버스로 온 산객들은 자동차야영장 방향으로 내려서고,
운두령에 차를 둔 우리는 이 지점에서 발길을 돌려 계방산 정상으로 향한다.
내려서기 위해 정상을 다시 오르니
버스로 와서 올랐을 듯한 산객들이 인증샷을 위한 줄섬이 기다랗게 늘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뒤로 하고 내려서는 길엔
줄지어 오르는 산객들을 기다려주어야 되는 발걸음의 반복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구름도 하산을 하는지
내 발길과 함께 한다.
참 고마운지고...
발길을 멈추고 먼 곳을 바라다보면 칠라
멈추어 주고,
발길을 옮기면 함께 해주는 구름이 말이다.
올라갈 때 구름때문에 보지 못했던 풍력발전기가
날머리에서 그 웅장함을 보여준다.
그 모습에 운두령의 랜드마크라 해도 되겠다싶다.
오후 2시 10분
산행을 마치며 운두령을 뒤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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