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20.5.9)

돌처럼 2020. 5. 11. 13:21




가뭄이라 애타는 마음이 자리잡을 즈음,

비가 내린다.

그래도 주말에 할 일이 있을 것 같아 시골향을 이루는데...


민물고기로 매운탕을 끓여먹자는 고향친구의 목소리가 폰을 통해 들려온다.

울엄닌 반찬거리가 마땅치않으니 다녀오라고...


모두 고향을 떠나 생활하는 고향친구들이지만

민물고기 한대접으로 모처럼의 얼굴보기 시간을 가져본다.




곧잘 오던 비가 부슬비로 바뀐 시간 닭장문을 나선 닭들이 인삼밭으로 임대해 준 빈밭으로 내달릴 때,

읍내에서 가지, 오이, 애호박 등 반찬거리 모종을 사와 미리 구입해 두었던 고추모종과 함께 심는다.




비가 좀 더 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엔

밤새도록 부슬비가 적셔주는데...

이에 아랑곳 없이 소쩍새와 개구리는 밤의 선율을 수놓는다.

간혹, 잠잘곳을 찾지못한 검은등뻐꾸기도 소리를 내고.



휴일아침,

뒷밭을 가보니...

옥수수를 파종한 뒷밭엔 산꿩이 자기들 밥상을 차려놓은 듯한 모양새로

울엄니와 내 발자국 소리를 피하며 싹을 틔운 옥수수를 찾으며 뿌리에 달린 옥수수알을 따먹고 있다.




열을 맞춰 심어놓은 옥수수는 아침저녁 무렵으로 내리는 산꿩들에 의해 20-30평 정도가 빈밭이 되었다.

이런 모습을 보니 농사짓기가 싫어진다.


혹시나 하고 나중에 쳐놓으라는 울엄니의 말에 대꾸도 없이 울타리망을 쳐놓았는데...

내심 울타리망이 산꿩이 밭으로 들어서는 것에 장애물이 되었음 했는데

날짐승에 무슨 효과가 있을까?

산꿩들이 비웃고 있었다.



그냥 노루나 고라니들이 들어서서 다니다가 어린 옥수수들이 밟히는 것을 막는 것으로 위안을 두어야겠다.




내 농사일을 거두는 시간이 없다면

뒷산에서 꺼겅대는 산꿩소리도 정겨운 소리겠지만,

피해를 주는 그들의 소리이니

'저 놈의 꿩새끼' 라며 읊조리게 된다.


주말을 마감하는 시간,

뒷밭을 자주 가보는 통에 할 일을 제대로 못한다는 울엄니

뭐가 못마땅한지 춘천으로 향하는 내 발길 모습에 퉁명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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