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17.08.19)

돌처럼 2017. 8. 20. 17:47


옥수수 수확을 끝내고

군데군데 서있는 옥수수들을 탐내느라 멧돼지들이 내려와 밭을 망가뜨리더니,


그도 조족지혈(鳥足之血)인 것을...


금요일 퇴근무렵,

먹구름이 밀려오더니 세찬 비바람이 들깨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다.

울엄니 말에 따르면, 세찬 바람이 이리저리 불더니 비가 한시간 가량 엄청나게 쏟아부었단다.

보기좋게 키를 키우던 들깨는 바람에 휘청이다 세찬 비를 맞고 이내 꼬꾸라지고 말았나보다.





옥수수 수확을 하느라 시골서 출퇴근 하면서 토막잠을 자며 멧돼지들의 접근을 막으며 지낸 한달 가량이

잠깐의 비바람에 헛일이 된 듯 하니...

맥이 빠지기도 한다.





주말 아침,

밭을 둘러보니 멧돼지의 출몰은 여전한 듯 싶다.

밭가장자리에 서있는 옥수수나 군데군데 서있는 옥수수들이 전쟁터에서 뒤쳐진 걸음으로 가다 자기도 모르게 죽어가는 패잔병처럼 하룻밤 지날적 마다 쓰러져 간다.





산밑쪽에 매여져 옥수수밭을 지키던 개도 자주 출몰하는 멧돼지가 이젠 한가족인가 보다 생각하는지

짖는 소리도 없는 듯 하다.

아니... 내가 곤(困)한 걸까?






긴 세월을 땅속에서 지내다 한여름 짧은 세월을 지상에서 사는 참매미들이 마지막 열창으로 삶을 마감지을 시간에,

장마보다 더한 듯한 비가 계속이다 보니 참매미들은 물론, 한낮에 그들을 지켜보다 어두워지면 가을을 살짝 데려오던 곤충들 마저도 비 피하기에 급하다.



담 밑

한 평 정도에 뿌리를 내린 부추가족은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동이 트는 닭장 안에서는 숫병아리가 능숙한 장닭의 울음소리에 서투른 모양새로 화답을 한다.


'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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