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들깨모를 부어야지.' 하던 엄니의 준비로 시작해서,
옥수수가 수꽃(일명 개꼬리)을 피우려고 준비하는 시기,
울엄니 농사에는 대개 그 시기가 장마철이다.
비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옥수수밭에 엎드려 들깨모종을 내는 울엄니
" 나중에 수확할때 어떻게 하려고... 조금만 심으세요." 라는 말에
" 옥수수를 따내고 나면 빈 밭이 될텐데 그 빈 밭을 어떻게 그냥 놓아두느냐." 며 7월초부터 말복전까지 내내 들깨모종을 울엄니는 낸다.
옥수수를 수확할 때까지 호미로 김을 서너차례 매며 잡초를 제거하고...
옥수수를 베어넘기기 전에 또한번의 잡초를 제거한다.
베어넘겨진 옥수수대궁이 잡초를 제거하는데 방해꾼 역할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옥수수대를 베어 들깨가 부러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들깨고랑으로 옥수수대를 눕혀놓는다.
여름햇빛을 마음껏 받는 들깨는 이제부터 폭풍성장을 하게된다.
울엄니는 이 시기에도 사이사이 잡초를 제거한다.
8월의 폭염과 가뭄에 하루하루 힘든 모습을 보이던 들깨였지만,
9월 들어 들깨꽃을 피우고...
이 시기엔 어디선가 날아든 양봉벌들의 부지런함에 들깨밭은 시끄러울 정도다.
10월에 들어서면 들깨잎도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단풍이 들기시작하면 곧 베어넘겨야 한다.
들깨꼬투리가 하나 둘 벌어지기 시작하면 베어넘긴다.
허리숙여 낫질을 하여야 함에 울엄니는 들깨농사 중에 가장 힘들게 하는 과정이다.
가끔 낫을 숫돌에 갈아줘야 힘이 덜드는데 내가 없으면 무딘 낫으로 하려니 더 힘들기에 대부분 들깨를 베어넘기는 것에
많은 도우미 역할을 하는 나다.
들깨를 베어넘기고 나서 3~4일 후면 들깨털기에 나서게 된다.
울엄니는 고무다라이를 엎어놓고 그 위에 들깨를 얹어 막대기를 턴다. 이도 참 수고스런 작업중의 하나다.
나는 도리깨로 털어내기에 울엄니가 털어내는 것보다 빠르다.
이렇게 털어낸 들깨는 다양한 도구(키, 체, 선풍기, 풍채 등)로 선별작업을 하게 되는데,
울엄니가 체로 각종 벌레, 돌, 들깨꼬투리 등을 1차 선별하면 나는 선풍기를 이용하여 먼지, 티끌 등 바람에 날려지는 것들을 날려보내며 2차 선별을 한다.
선별된 들깨는 다시 2~3일 동안 가을볕을 받고 나서야
주위에 판매하기도 하고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에 따라 들기름으로 내려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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