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란을 엿보는 뻐꾸기 소리는 여전한데,
봉당 기둥에 걸려있던 종다래끼에 둥지를 틀었던 딱새는 연실 벌레를 물어들이더니
새끼들을 다 데리고 떠났다.
주말,
시골향(向)울 아루자마자 빈밭으로 두었던 텃밭에 옥수수 몇고랑을 심고...

5월 5일 어린이 날에 심었던 고추밭에 말뚝을 세운다.

고추말뚝을 세우다 보니,
들깨섶을 펴 넌 탓에 곳곳에 들깨와 어디서 생겨났는 지 까마중의 싹이 파랗게 올라와
호미를 들고 고추가 심겨진 고랑과 옥수수밭에 엎드려 김을 맨다.

날씨가 더워 그런가,
아니면 엎드려 김을 매서 그런가?
얼굴이 햇빛에 데인 것처럼 벌겋다.
못다 맨 옥수수 고랑은 다음 주로 미루고,
무릎높이까지 키를 키운 밭둑의 풀을 깎기로 한다.

백당나무는 가(假)꽃을 피워 벌나비를 부르고
찔레꽃은 향기를 내뿜으며 벌나비를 부르는 시간,


연탄재를 버리러 가는 길에 보니
산밑밭 도라지 이랑을 두더지가 들쑤셔 놓았다.
울엄니,
'신당나무(신나무)를 꽃아놓으면 두더지가 다니지 않는다.' 란 말에
신나무를 꺾어다 군데 군데 꽂아 놓아본다..

소쩍새 울음소리에 풍년이 든다던데,
밤마다 우는 소쩍새 소리에
갈증을 풀어헤칠 비는 올까?
오월의 푸르름이 짙어가는 시절속에서
또 한 주말이 지워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