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 5

들깨 털기

10월 13일~10월 14일 베어널은 들깨가 털 때가 되었다는 말에 휴가를 냈다. 도착하자 마자 천막을 깔고 들깨를 털기 시작한다. 도리깨질 후엔 망사포를 들어 흔들며 들깨를 망사포 밑으로 보내고 망사포에 남은 들깨 지스러기들을 빗질로 쓸어낸다. 혼자서 한아름씩 안아다 털어내다 보니 350평의 들깨밭이 꼬박 이틀 걸린다. 들깨를 털어내는 중엔 마음이 예쁜 딱새 한두마리가 주위를 지키다가 한아름의 들깨를 가지러 간 사이에 내려앉아 벌레를 물어가고, 한무리의 박새들은 자리를 비우기를 기다려 털어낸 들깨를 얄밉게도 훔치고 있다. 주말엔 털어낸 들깨를 닭들과 함께 선풍기 바람으로 선별을 하고 길었던 들깨타작을 마친다. 가마 반이나 되려나? 이젠 선별한 들깨를 가을볕에 2~3일 맡길 일만 남았는데 그 일은 울엄니..

나의 이야기 2022.10.17

주말에..(2020.7.12)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큰아이가 내려와 밥 한끼를 먹자는 말에 모처럼 시골향(向)을 주말이 아닌 휴일로 잡는다. 거나 1녀여 만에 찾아온 손녀를 울엄닌 반갑게 맞이하고... 수돗가 위 책꽂이에 딱새둥지의 동태를 살피니 쥐죽은 듯 조용하다. 일주일 사이에 날아서 둥지를 떠날리는 만무할 텐데... 손을 살짝 넣어보니 납작 엎드린 딱새의 새끼들이 만져진다. 새끼들이 접촉을 느끼면 먹이를 달라고 부리를 하늘로 쳐들고 입을 벌릴텐데 엎드린 채로 미동도 않는다. 혹시 어미새가 사고로 없어진 건 아닐까 하고 새끼 한마리를 들어보는데 미동도 없던 새끼가 집어든 손가락에서 빠져나가 책꽂이 귀퉁이로 향한다. 살아있다는 안심(安心)을 두고, 점심을 산다는 큰아이의 시간을 울엄니와 준비하라 하고 고추밭으로 달려가 탄저병에 ..

나의 이야기 2020.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