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리꽃 3

주말에..(2023.10.7)

추석연휴 때 때를 맞추지 못한 들깨를 베어 넘기는 주말, 가을볕이 단풍을 만드느라 힘은 잃었어도 허리숙인 노동에는 그래도 땀이 흐른다. 지난 8월의 '카눈' 이 살짝 비껴가긴 했어도 옥수수밭 그늘에서 여리게 자랐던 들깨들이라 쓰러져 이리 엉키고 저리 엉키고... 모처럼 휴가중인 동생이 따라나서 그나마 빨리 끝나겠다 싶었는데 두세고랑 따라붙더니 손과 다리에 쥐가 난다며 이내 나가 떨어지니, 마음의 계산은 애초에 동생이 아니나온 것 만 못했다. 예년 같았으면 혼자서 꼬박 하루면 끝날 일이 거나 이틀이 소요되었다. 들깨밭에서 후룩 날아올라 산밑 소나무에 앉아 내가 자리를 뜨기를 기다리던 비둘기떼들은 저물도록 낫질을 하는 탓에 골짜기 안으로 날아가고, 붉은오목눈이떼와 박새들 만이 조잘대며 나와의 거리를 두며 들..

나의 이야기 2023.10.09

주말에..(2023.9.16)

늘 바램인 것은 사계절 모두 일주일에 하루 비가 왔으면 하는... 수요일부터 오락가락 하는 비에 비닐하우스의 세물고추는 마저 가을빛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고, 100포기 심었던 김장배추는 구멍이 숭숭 뚫린 채 마음이 상한 울엄니 손에 뽑혀나가기 일쑤다. " 배추벌레 좀 잡아봐라" 잡아도 잡아도 허리만 아플 뿐 속수무책이란다. 틈만 나면 배추포기 속에 숨어서 배추잎을 갉아먹는 배추벌레들을 잡아내고... 마지막으로 네물 고추를 따냈다. 네물고추로 먹을 것이 충분하다며 이제는 탄저병이 들어도 상관없다며 고춧대를 꺾어놓으란다. 양손가위를 직장의 조경작업을 하다 놓고와서 다음 주에 꺾는 것으로 하고, 들깨밭과 산밑밭 밭둑을 예초기로 깎아내고 곡식이 여물기만을 기다린다. 고추를 따낼 동안과 예초작업을 하는 동안엔 비..

나의 이야기 2023.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