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비에
주말에 들깨모종을 내어볼까 하고 시골향을 이루었지만,
홍천 시골은 빗방울 수준으로 왔는 지
땅도 젖지 않았다.
옥수수밭에 들깨모종을 몇고랑 심다 시들어 까우러지는 들깨를 보며 다음 비를 기다리기로 하고
들깨심기를 그만둔다.
주말과 휴일에 조금의 비가 온다고 예보되었지만
홍천은 내리지 않았다.
정식을 하지 못한 들깨모종을 보면
안타까움과 아쉬움만 남고...
비가 보이지를 않으니
휴일엔 늦게 파종하였던 감자를 수확하기로...
감자 수확에 앞서 아침 일찍 서리태가 심어진 밭에 엎드려 김을 매는데
날파리(먹파리)들이 얼마나 덤벼드는 지 방충모 안으로도 비집고 들어와 이마를 깨문다.
서리태 밭 김을 매고
감자를 캐서 대, 중, 소로 분류하여 각각의 크기로 집으로 실어들이고,
입추 절기에 김장 무우를 심을 요량으로
벗겨놓았던 비닐을 다시 씌운다.
감자 수확에 여념이 없었을까?
집주위에서 노닐던 병아리가 죽임을 당하였다.
시골집 외양간에서 새끼를 낳던 노란 고양이는 병아리를 건들지 않아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
감자를 실어들일 때 보였던 검은 고양이 짓이라 짐작해본다.
소쩍새와 쏙독새의 소리가 뒷산을 내려설 때
소피 보러 밖을 나서 보니,
배를 반쯤 채운 상현달이 물끄러미 내려다 보던데
내 모습이 피곤해 보였음일까.
아니면 들깨모종을 내지 못한 걱정을 둔 마음을 읽었음일까?
한낮의 무더위를
식혀내지 못한 밤은 상현달의 빛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소쩍새와 쏙독새의 소리만 품는다.
그렇게 칠월의 한 주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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