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에 기대어...

돌처럼 2024. 11. 3. 18:57

 

 

단풍이 드는가 싶더니

살짝 부는 가을바람에도 쉽게 떨어지는 것을 보니 

어느덧 가을도 흐르는 시간앞에 떠밀리고 있는 듯 하다.

 

가을빛이 식어질세라 

마저 들깨 선별을 해서 비닐하우스 안에 펴널고...

 

 

 

고춧대와 말뚝을 뽑아들이고 고추고랑에 멀칭했던 비닐을 걷어낸다.

울엄니는 풋고추와 고춧잎을 따먹게 한고랑 놔두라고 하는데

월요일 비가 내리고 바로 추워진다는데 괜찮을까?

 

 

 

늦게 심은 김장배추는 포기 속을 채워가는 것이 힘든 듯 하지만

 

 

 

그 옆 대파는 보기좋게 섰다.

 

 

 

고춧대를 정리하다 보니

봄부터 가을까지 김매기 때 대우를 받던 고들빼기들은 캐는 시기를 놓쳐 꽃대를 세워버려 

가을까지 더워버린 날씨를 탓하고 만다.

 

주말에 내가 할 일

서리태 수확이 남았는데 뒷밭에 가서 살펴보니

꺾어놓을 때가 되었다.

 

 

 

베어놓은 후 비가 오면 젖으니 

다음 주에나 꺾어놓으라고 울엄닌 그리 말한다.

 

나뭇잎이 물들자 마자 가을바람은 낙엽을 만들고

마당밖 발바리는 그 느낌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지나는 길고양이를 보며 짖고 섰고,

 

 

 

매가 지난번 처럼 날아들까 노심초사 하는 내마음엔 아랑 곳 없이

뒷산 중턱까지 올라 낙엽을 들추던 햇닭들은 길어지는 산그림자에 쫓겨서야 그 모습을 담장 위에 얹는다.

 

 

 

묵은 닭들은 하루종일 닭장 옆을 떠나지 못하고...

 

예초기에 들어있는 연료를 다 소진할 목적으로 울 뒤 언덕을 깎고,

곧 날씨가 영하로 떨어진다고 하니

헛간 지붕위의 호박덩굴 속에서 늙은 호박을 거둬들이며 농산물의 마지막 반찬으로 될 조금의 호박, 가지들을 챙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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