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지는 가을빛이 안타깝기만 한데
내마음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시골의 아침안개는 늘 오전을 막고 선다.
그래도 좋은 건
콩이 뙌다고 말은 들었지만, 주말이 되어서야 그 콩(서리태)을 꺾어놓는데
아침안개가 콩꼬투리를 어루만지고 있어 뙈는 것이 없으니 좋다.
콩을 꺾어놓고
주중의 영하인 날씨에 폭삭 내려앉은 호박, 가지들을 정리하다 보니,
따스한 가을빛에 기대던 방울토마토 마저 별 수 없이 된서리를 맞고 쓰러졌다.
방앗간에 옥수수알 도정을 맡기고
멧돼지들의 난봉질에 아버지 산소는 괜찮을까?
들러보는데...
없는 주말의 시간에 또하나의 일거리가 만들어지니
마음만 바빠진다.
콩은 꺾어놓았지만
주중에 비 예보가 있어 휴일에 도리깨로 꺾어놓은 콩을 터는데
콩이 털 릴 이가 만무하지,
눅눅한 콩꼬투리는 내리치는 도리깨질에도 열 줄 모른다.
그래도 조금의 수확이라도 비를 맞히지 않으려 콩을 한아름씩 안아다 도리깨질을 한다.
서쪽 산그림자가 밭을 가리고 서니
산중턱까지 올랐던 햇닭들은 콩을 터는 곳으로 내려서 동무를 자처하고 나선다.
털어낸 콩을 선별도 못하고 비닐하우스 안에 밀어넣고
김장 무우도 뽑아 땅에 묻어야 할 듯 한데 그도 못하고 주말을 마감하니,
갈무리 하며 조금씩 일을 줄여가라는 계절의 시간에
발맞춰내기가 쉽지않은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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