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옥수수 수확

돌처럼 2024. 7. 23. 20:50

 

 

주말에 시골향을 이루어 옥수수밭을 둘러보니 곳곳에 옥수수 토생이를 새들이 쫀 흔적이 있다.

장맛비가 연일 이어지는 탓에 옥수수 택배 전용박스가 종이이다 보니 카페에 판매글을 올리는 것을 포기하고,

 

매년 미리 주문을 주신 분들께만 휴일에 10박스만 택배로 보내고 

나머지 예정수량은 자루째 수매를 받는 농협에 보내기로 한다.

 

주말,

휴일부터 옥수수 수확을 예정에 두고 밤을 맞는데

문득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에 멧돼지가 내려올 것 같은 직감이...

 

랜턴을 챙겨 우산을 쓰고 옥수수밭으로 향하는데

툭! 소리가 옥수수밭 저쪽에서 들려온다. 

랜턴을 그쪽으로 비추고 옥수수 개꼬리를 눈여겨 보는데 움직임이 없어 큰 빗방울이 떨어진 걸까 라고 생각할 즈음

다시한번 툭! 소리가 난다.

 

너구리가 들어왔나?

랜턴을 켠 채로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인기척을 내니 후다닥 산쪽으로 뛰는 소리가 난다.

멧돼지닷!

 

밭둑위에 설치된 울타리망 지줏대를 서너개 쓰러뜨리며 산으로 올려뛰었는데

아침에 확인해 보니 옥수수 다섯대궁을 해쳤다.

천만다행이랄까. ^^

 

 

 

멧돼지가 내려오기 시작했으니 또 내려올까 시간 반 간격으로 이틀동안 밤을 새우다 보니 뜻하지 않게 피곤하다.

마당밖 은행나무를 부러뜨릴 것 같이 세차게 불던 바람에 비구름도 잠시 자리를 피하자 둥근달이 훤하게 비추며

깜깜한 옥수수밭을 살피라 한다.

보름달인가?

 

 

 

일요일은 미리 주문을 준 분들께 택배작업을 해서 보내고,

월요일엔 여름휴가를 내어 비를 쫄딱 맞으며 수확한 옥수수를 농협에 수매하였다.

 

따 낸 옥수수 대궁은 베어 넘기고...

 

 

 

옥수수 수확을 앞두고 

산둑을 깎다 땅벌에 서너군데 쏘였는데,

뭐 별수 있나?

예초기를 내팽개치고 골짜기 안으로 사오십미터 줄행랑을 쳤는데도 한두마리가 끝까지 쫓아온다.

 

옥수수 수확을 매조지하고 나니

땅벌에 쏘인 자리가 이제서야 가려움증으로 스멸대며 긁적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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