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꼬리와 검은등뻐꾸기(일명 홀딱벗고새)에 이어
뻐꾸기까지 왔다.
밭을 가로질러 뻐꾹~대는 뻐꾸기 소리까지 들려오니,
5월이란 계절은 경험으로 익숙한 소리로 꽉 채워진다.
주말,
시골향(向)을 이루자마자 예초기를 걸머지고
이 곳 저 곳 산둑을 깎고,
구름을 이리 몰고 저리 몰던 바람은
다 된 저녁 떨어지기 시작하는 빗방울에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모내기가 한창이던 마을 앞 논에서는
빗소리에 맞춰 개구리가 노래를 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밤은 흐르고...
새벽
지붕을 구르던 비가 멈추고
안개가 잠시 피어올라 풀잎들을 어루만지다 사라질 즈음,
밭 주위를 한바퀴 돌아본다.
백당나무가 꽃을 피우고 잡목 사이로 들이비차는 햇살을 잡은 모습이
어찌나 눈이 부시던지...
그 틈에 내 시선에 들켜버린다.
비닐하우스 자리로 가는 낮은 언덕엔,
노란꽃을 피운 가락지나물이
접었던 꽃잎을 햇살을 받으며 활짝펴고 있는데
사실, 옹기종기 노랗게 무리지어 있는 모습에 어제의 예초기날을 피했다.
비가 온 뒤라
밭이 젖어있어 옥수수밭을 긁적이지도 못하고
그저 3주차 된 병아리에 모이를 주며 들여다 보는데...
꾀꼬리, 검은등뻐꾸기, 뻐꾸기
5월의 삼총사는 무료함을 달래주려는 듯
이 산 저 산을 넘나들며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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