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꺾으러 뒷산에나 올라볼까?
그런 마음으로 시골향을 이루었지만
울엄니가 이웃마을에 부탁을 해놓았다던 고추모종이 도착해 있었다.
더운 날씨 탓에 고추모종은 저녁때 심기로 하고
부화된지 1주일째 된 병아리를 마당에 내어놓아
길고양이의 출현도 막을 겸,
저들을 바라본다.
어색함과 호기심으로 마당 한구석을 노닐다
모이와 물을 주니 사정없이 달려들며 모이와 물을 먹느라 정신없다.
사이 사이
파종한 지 2주일째 된 뒷밭 옥수수밭으로 가서 꿩이 내려오는 지도 확인한다.
며칠 사이 꿩이 내려와 싹트는 옥수수를 꽤나 파냈으니...
해가 서산에 걸릴 즈음
파종기를 들고 미리 만들어 놓았던 고추고랑에 고추모종을 심고 물을 주고 나니 깜깜한 8시가 된다.
휴일아침 파종기로 심은 고추모에 북을 주고...
산에 오를까?
아니면 병아리들을 마당에 풀어놓고 길고양이의 출현을 막고 있을까.
잠깐의 갈등 끝에 뒷산을 오르기로...
예년같지 않은 고사리 수확이지만 뜻하지 않은 야생화 출현에 산행이 즐겁다.
(큰구슬붕이)
깊은 산을 올랐을 때 보았었지만
뒷산의 산행에서 볼 줄이야...
벙어리뻐꾸기 소리는 여전한데
곧 5월이니 검은등뻐꾸기에 자리를 내어주고 그 소리를 숨기겠지.
산은 녹음(綠陰)을 키우며 숨을 장소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산을 내려서서 병아리를 풀어놓고
길고양이 출현을 막으려 망을 서는데...
꺾어 온 고사리를 삶던 울엄니
'이제는 나물 뜯어오지 말어'
나물을 삶는 것이 힘에 부치는지,
병아리 부화시키는 것도 올해가 마지막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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