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지난 주말에 석가탄신일 옥수수밭 김매기하러 온다고 울엄니에게 말은 하였지만
비 예보에 시골향을 이룰까 말까 조금은 갈등에 있었다.
그래도 암수술 후 기운이 예전같지 않은 울엄니의 동무도 될 겸 아침 일찍 시골향을 이루는데
예상에 벗어남이 없이 울엄닌 집 뒤쪽에 있는 옥수수밭에 엎드려 계셨다.
어제와 오늘 아침 울엄니가 김을 맨 흔적...
난 호미를 들고 반대쪽 아침그늘이 있는 곳에서 김매기를 시작,
오후 2시 경에 비가 온다는 예보에 부리나케 호미질을 하는데 깔따구인지 날파리인지 왼쪽 눈으로 쏙 날아든다.
찝찝한 차가움이 왼쪽 눈에 머무르고...
빼내려고 해도 만만치 않아 김을 매던 고랑을 마저 매고 집으로 들어서서 날파리를 빼내는데
벌써부터 눈이 뻘겋게 충혈되고 눈 주위가 벌에 쏘인 것처럼 붓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다시 옥수수밭으로 나가 김을 매기 시작한다.
'김을 매지 말라고 했는데 왜 김을 매고 있어~'
'그럼 풀밭이 될텐데 안매면 어떡하냐?'
'내가 맨다고 했쟎아~ 풀밭이 되어도 그냥 놔둬요.'
일에 지쳐보이는 울엄니에게 나서지 말라 하고 김매기를 하는데
슬슬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시원해진 틈을 타 날파리들이 다시 덤벼들기 시작한다.
모자를 벗어 휘저어 날파리들을 쫓으며 김매기를 마무리 하니
오후 3시 반,
김매기를 마치고 옥수수밭을 나서자 마자 세찬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가 김매기에 잘 참아주었구먼...
쉴 참에 옥수수밭 옆에 있는 밭의 작약꽃이 이뻐서...
밥을 먹고 가라는 울엄니 말을 뒤로 하고
춘천으로 다시 쓩~
비는 하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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