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23.6.24)

돌처럼 2023. 6. 25. 19:53

 

 

주말에 일이 있어 볼 일을 보고 늦게나 시골향(向)을 이룬다고 하자 울엄니는

땅이 말라 들깨모종을 낼 수도 없으니 올 필요없다고...

 

그래도 장마가 곧 시작된다는 예보에 

장마 전에 고추밭에 약방제를 해야겠다고 평소보다 주말에 늦은 시골향을 이룬다.

 

주중에 내린 비를 틈타 들깨모종을 내던 울엄니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또 호미를 들고 비가 오면 진펄이 되는 밭에 김을 매러 나간다.

 

 

덩달아 호미를 쥔 나는

2차로 파종한 조금의 옥수수 고랑과 콩밭에 김을 매고

 

 

아직까지 매달려 있는 앵두로 갈증을 씻어낸다.

찾아주는 이 없는 앵두는 주말마다 찾는 나만이라도 기다리던 걸까?

3주째 앵두나무 가지를 붙잡고 있다.

 

 

고추밭 고랑을 호미로 긁적이던 울엄니

진딧물 약도 같이 치라고...

 

 

고추밭 약방제를 마치고,

8주차 된 병아리들을 이소(移所)를 시키기로...

 

부화된 병아리가 28마리인데 그동안 있던 닭장은 너무 좁아, 1년이 지난 닭들이 있던 곳과 바꾸기로 한다.

 

비워 내고...

 

 

채우고...

 

 

다음 주면 개꼬리가 나와 있을 듯한 옥수수밭

추비를 목전에 둔다.

 

 

밭에 풀이 있을까 두려운(?) 울엄니

김을 매어도 풀은 끝을 모르는데

몸을 사려가며 하길 바라는 자식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준다면...

 

식탁 앞에 앉은 울엄니 얼굴이 

많이도 늙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말에..(2023.7.8)  (2) 2023.07.09
주말에..(2023.7.1)  (0) 2023.07.02
주말에..(2023.6.17)  (2) 2023.06.18
주말에..(2023.6.10)  (0) 2023.06.11
주말에..(2023.6.3)  (0) 2023.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