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까치나 꿩이 머리를 내미는 옥수수를 파지나 않았을까?
주말에 시골향을 이루자마자 제일 먼저 옥수수밭을 둘러보게 된다.
이쑤시개 같은 것이 삐죽 삐죽 올라오기 시작한다.
아직은 조류들의 피해는 없는 것 같고...
지난 주엔 두릅 한줌 따러 뒷산을 올랐다면
이번 주엔 한끼 먹으리만치 고사리나 꺾으러 뒷산을 올라본다.
족두리풀이 부끄러이 발아래로 숨기며 꽃을 피울 때
동그란 얼굴에 분칠을 하는 분꽃나무는 향기를 잔뜩 내풍기며 유혹한다.
나를 보고 뉘 그러던데...
산에 오르면 남들은 등산이던 나물을 뜯던 사진을 찍을 시간이 없는데,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족두리풀을 찾으러 가는 발길에
각시붓꽃이 자기도 여 있다며 앉아보란다.
그렇게 작은 꽃들에 간섭을 하며 오르는데,
'이 맘 때 들려오곤 했는데..' 혼잣말로 읊조리기 무섭게 들려온다.
'고곡.. 고곡..'
가까이서 울어도 멀리서 우는 듯한 벙어리뻐꾸기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울음소리가 더할때 마다
연분홍 철쭉꽃 수도 더하겠지.
오전 산행을 마치고
삐죽 삐죽 올라오는 옥수수밭에 산꿩이 내려서지 못하게 독수리연 2마리를 날리고,
삽을 들고 가 참깨고랑을 만든다.
'참깨는 언제 심어?'
아직 이른 듯 싶다는 울엄니,
주중에 비를 기다리며 오는 주(週)에 파종하기로 한다.
참깨 파종을 뒤로 미루니
휴일이 개점휴업 상태라...
이웃마을에 있는 아부지 산소에 가서 풀이나 뽑기로 한다.
민들레와 쇠뜨기가 번성할 조짐에
쪼그려 앉아 두세시간 뽑다 보니 봄빛도 참 뜨겁다.
닭장 아래칸에 있던 닭들이 윗칸에서 나오길래
아래칸을 보니 털갈은 병아리들이 삐약거리고 있었다.
웬 병아리냐고 하였더니
경로당에 갔을 때 병아리를 산다고 했더니 이웃집 아저씨가 병아리 장수를 델꼬 왔다나?
10마리를 사서 길들이냐고 아래칸에 넣어두었단다.
그나 저나
부화기를 구입하여 그 힘을 일주일째 빌리고 있는데...
부화율이 좋아도 걱정이다.
매일같이 펄럭이는 바람은
쓸데없이 분다고 했는데,
그래도 삶아 널은 고사리를 한나절 만에 한줌으로 말려놓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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