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이 올랐을까.
주말을 기다리던 마음은 시골향을 이루자 마자 뒷산을 향한다.
들머리에 접어들자 마자 내게 익숙한 향기가 주위를 돌아보게 한다.
어딘가 소나무 한입버섯이 있을텐데...
내려설 때 취하기로 하고
아침서리에 시린 볼을 아침햇살에 맡기며 오르기를 한시간여~
한줌을 딸 두릅이 참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원추리도 보기좋게 자랐지만,
더도 덜도 아닌 두릅만 1kg 조금 넘을 듯 먹으리만치 취하고
고사리가 나는 자리를 보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란다.
작년,
노루삼을 보았던 자리도 가보고...
산괴불주머니와 괭이눈 에게도 안부를 묻는다.
그렇게 작은 봄꽃들에 관심을 두고 걷는데...
어랏!
아마도 멧돼지가 굴린 모양이다.
좀 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할미꽃이 피던 자리엔
아직 꽃잎을 숨기고,
그 곳 뒤로 가까이 뒤로는 일엽초가 삶을 지탱하고 있었다.
산골짜기 곳곳엔 멧돼지가 등을 비벼댄 나무들이 보이는데...
부디 밭으로 내려서지 말고 여기서 지내길 부탁해 본다.
기다렸던 산행을 오전으로 마무리 하고,
아버지 산소에 가서 풀도 뽑아내며 오후를 보낸다.
저녁 무렵
차에서 슬그머니 구매한 병아리 부화기를 내려놓고
달걀을 넣어 본다.
'돈을 쓸데 없이 쓴다.' 라는 핀잔에
병아리 부화기도 그럴 것 같았는데 별 말이 없다.
사실, 그 동안 암탉들이 부화를 시켰는데
작년부터 밤마다 어느 산짐승이 물어가고, 닭장 안에서 부화시키려니 다른 암탉들이 그 둥지에 알을 자꾸 낳으니 부화가 제대로 되지를 않았다.
휴일, 참깨망을 만들까 했는데
서리도 계속 내리니 다음 주에 파종할 때 만드는 것이 좋겠다 란 울엄니 말에,
도랑이나 쳐낼까 하고 뒷밭으로 향한다.
도랑으로 굴러들은 낙엽과 흙을 걷어내고
이웃집 밭과 경계에 있는 뽕나무들을 허락을 받고 잘라내니
올 여름은 옥수수들이 그늘을 받지는 않겠지.
때까치들이 산을 내려서서 꽥꽥 대던데
그 놈들 본능일까 아니면 직감일까?
지난 주 파종한 옥수수들이 싹을 내밀길 기다리는 것 같다.
오는 주에는 독수리연을 밭둑에 매달아 봐야겠다.
때까치들은 가짜 독수리인 줄 알지만
산중턱에서 매일 꺼겅대는 꿩은 내려오지 못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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