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퇴비 및 들깨섶 펴기

돌처럼 2022. 3. 27. 20:20

 

주말의 봄비가 대지를 푹 적셔놓고 가니

자욱한 밤안개가 어둠을 가셔놓고 호랑지빠귀가 새벽을 알리고,

 

걷히지 않은 아침안개 속으로 봄빛은 지표면으로 다시 안개를 피어올리고

가까이선 박새가 멀리선 산비둘기가 짝을 찾을 때...

 

뒷밭에 낸 계분과 가축분 퇴비를 펴고

텃밭에 낸 소거름을 편다.

 

오른발 신경이 말썽을 부리고 있어 불편한 걸음걸이

뒷밭 가운데 쌓인 묵은 들깨섶을 펴널기가 두려워 잠시 망설이다

일도 때가 있으니...

 

쌓였던 들깨섶을 한아름씩 안아 군데군데 놓는 것도 비에 젖어 무겁기도 하고

오른발의 불편함에 펴는 것은 다음주에나 할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점심을 먹고 나서

다시 심기일전(心機一轉)하여 들깨섶 펴는 것을 마무리한다.

 

 

 

들깨섶을 펴너는 것은 땅의 공극률이 좋아지고 지렁이가 많아져 두더지를 부르기는 하지만 푸실한 땅을 만들어 주니 매년 반복하는 관행이기도 하다.

들깨섶을 펴고 나서 연탄재를 산밑밭둑으로 내러 갔던 길엔

지난 주 봄눈을 뒤집어 썼던 명이나물은 '나 이만큼 자랐어요.' 라고 한다.

 

 

 

주말이면

고향을 향하는 자식에

냉이를 캐서 무쳐놓고 기다리신 울엄니

 

 

 

냉이를 넣고 콩탕을 끓여먹으리라던 말 뒤엔

다시 캐면 된다며 

춘천으로 향하는 보따리에 캐놓았던 냉이를 싸두었다.

 

 

 

봄비가 가득 오고 나니

동구(洞口) 논바닥에선 개구리가 울기 시작했다.

 

그렇게 봄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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