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21.11.20)

돌처럼 2021. 11. 21. 17:03

 

낙엽을 떨구던 가을은

마지막으로 계절을 느껴보라며 따뜻한 빛으로 멈추어 섰건만,

 

나보다 더

미세먼지가 재빠르게 따뜻함을 비집고 들어섰다.

 

마지막 남았던 김장배추 이랑의 멀칭비닐을 걷어내고

뒷밭 산둑에 버려졌던 멀칭비닐을 걷어 폐비닐 수거장으로 가져다 놓고 나니

반나절이 흐른다.

 

초석잠이 얼마나 컸을까?

호미를 들어 보니...

아무래도 12월에 언 땅을 헤집고 있어야 할 듯 싶다.

 

닭들도 추워지는 날을 앎인지

닭장을 나서기 무섭게 울 뒤로 올라가던 모습들은 까마득히 잊고

따뜻하게 햇빛이 모여든 마당을 떠나지 않는다.

 

무심코 닭똥들을 밟을까

난 그들의 뒤를 따르며 수시로 닭똥들을 걷어내는데...

 

임대를 준 밭에 두둑을 만들러 트랙터가 들어선다.

내년 봄에 인삼을 심는단다.

 

 

트랙터가 가고...

 

까만 밤,

소쩍새는 언제 가고

심지어 귀뚜라미는 울음소리를 언제 지웠던가.

 

연탄보일러의 순환모터 소리만 찬공기를 타고 흐른다.

 

낮에 본 산둑의 백당나무 열매도

어느 새 초라한 모습이던데...

 

 

 

 

이젠,

잠시 머물렀던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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