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친구들

시골의 닭들

돌처럼 2019. 10. 18. 14:58



토종닭과 청계닭들이 닭장을 나서면

여름에는 생울타리밑과 울 뒤 산에서 놀았는데,


추수를 끝내고 나니

밭으로도 자유롭게 나서고 있다.



그들이 노니는 모습을 가만 보고 있자니...


까만 청계수탉 1마리가 왕따가 되고 있었다.

작년에 부화한 15마리의 어미닭들은 장닭 1마리가 거느리고,

올해 부화한 병아리닭들은 까만 청계수탉 1마리를 비롯해 하얀수탉 1마리, 빨간수탉 2마리

총 4마리의 수탉이 병아리암탉 11마리를 거느리게 되는데...


왕따를 당하는 까만 청계수탉은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가 그래도 가까이 암탉이 보이면

고개를 쭈욱 내밀고 암탉이 있는 곳으로 달려드는데,

그리 달려드니 암탉이 가만 있을 리 만무하다.

소리를 내지르며 다른 닭들 무리가 있는 곳으로 도망하면 토종수탉들이 까만 청계수탉을 쫓아내고...


쫓겨난 청계수탉은 이번에는 어미닭들이 있는 곳으로 가 틈을 노리다

암탉에게 달려들면 장닭이 쫓아내고...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까만 청계수탉이 말썽을 일으키는 모습으로 밉게 보여 잡아먹고픈 마음이 굴뚝같지만,

청계로서의 수탉이 까만놈 하나이니 종족보존을 위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놓아둔다.




닭들은 부화하고 6개월이면 알을 놓기 시작한다.

처음 낳는 알들은 꿩알 크기만할 정도로 작다.


알 낳는 둥지가 부족하다 보니

뒤란에 놓아둔 함지박에도 낳는 놈이 있는가 하면

마굿간(외양간), 헛간, 뒷산 나무밑 등에 알을 낳아 그곳을 다니며 알을 거둬들이는 재미도 쏠쏠하다.




빈 밭을 저리 다니다

머지않아 낙엽이 지는 계절이 오면

매가 날아들어 죽임을 당하는 닭들도 있을 것이다.

해마다 그러니...




어찌됐든

목가적(牧歌的)인 풍경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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