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새벽같이 서둘러 시골을 향한다 해도
도착하면 아침해는 벌써 동쪽산을 박차고 뛰어오르고 있다.
생각에 머무를 것도 없이
외발수레에 비료를 싣고 뒷밭으로 향해 1차 파종한 옥수수밭에 웃거름을 주고...
멧돼지가 자주 내려와 크지도 않은 옥수수를 밟아 망가뜨리니,
뒷밭에도 미리 준비해 둔 어망으로 울타리를 친다.
진즉에 울타리망을 칠 예정이었으나, 햇빛에 바래 어망이 삭는다고 수확철에나 설치하라는 울엄니 말을 듣다
옥수수만 망가지겠다 싶어 울타리망을 둘렀다.
집 앞의 조각밭이 바쁜 고향후배 탓에 이번 주말에서야 트랙터로 경운작업이 되니,
지난 주 겉땅만 살짝 적신 비 흔적은 온간데 없고 마른 땅에 옥수수(4차)와 서리태를 파종하고
갈증을 듬뿍 담은 마음으로 비를 기다리는 심정을 둘 수 밖에 없는...
마음이 그래서일까?
지금쯤 시골 한낮의 정적을 깨우는 뻐꾸기 소리는 예년같지 않고 ,
뙤약볕에 시들은 풀잎들의 냄새만이 간간히 마당앞 밤나무잎을 흔들고 있는 모습만 들어온다.
열대여섯 마리의 암탉 중 서너마리가 알을 품는 행동을 하며
닭장에 있는 둥지를 차지하고 있으니,
울엄닌 다른 암탉들이 알을 낳을 수 있게 알을 품는 닭들을 들어내고
그 암탉들은 울엄니 눈을 피해 어느새 둥지를 차지하고...
그 행동이 얄밉다고 느껴진 울엄니는
알을 품는 암탉들을 내팽개치 듯 둥지에서 꺼내 던진다.
서너마리의 암탉들은 요란스레 꽥꽥거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다 뒷밭으로 향하여 간밤에 울타리망이 이상이 없나 한바퀴 둘러본다.
어라?
밭둑에 뽕나무가 나도 모르게 오디를 맛들이고 있었다.
아직은 새콤...
예초기날을 피한 울 뒤의 붓꽃은 그 아름다움으로 보답을 하고,
이 곳까지 진출한 병아리들은 방충모를 뒤집어 쓴 내 모습을 보고 부리나케 울 안으로 뛰어간다.
300여평의 조각밭에 옥수수와 서리태를 파종하고 나서
남은 휴일을 호미들고 김을 맬까 싶어도
땅이 더 빨리 마를 것 같아 그러지도 못하고,
가뭄 걱정을 다음 주말에나 하자며
그동안에 울엄니에게 맡겨놓고
6월의 첫 주말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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