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린이날 연휴에..(2019.05.04.)

돌처럼 2019. 5. 6. 18:40



어린이날 대체휴일이 있어 평소 주말보다 긴 주말,

취준생인 큰 딸과 고 1이 된 작은 딸 모두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으니

여지없이 시골을 향한다.


이웃에 부탁한 고추모종이 내가 시골에 도착하기 무섭게 왔지만,

일요일 심을 예정에 마지막 고사리 산행을 위해 뒷산을 오른다.


한발 앞서 벙어리뻐꾸기와 검은등뻐꾸기가 산울림을 만들고...


그 소리를 지우려는 듯,

봄바람이 내가 오르는 능선으로 소리내며 넘어갈 때

나는 얼른 이마에 맺힌 땀을 봄바람에 슬쩍 떠넘겨 본다.


고사리가 있던 산비탈로 내려서는 발자국 소리에

놀란 산비둘기가 날아오른 자리를 보니...

보통 비둘기는 소나무 가지위에 성의없이 솔잎 몇개 얹어놓고 알 1~2개를 품는데,

이 비둘기는 그마저도 귀찮았던 모양이다.

땅바닥에 몇개의 잔가지를 깔고 알 2개를 품고 있었다.





봄 가을에 밭으로 내려서서 파종한 씨앗 및 알곡들을 쪼아먹는 짓을 생각하면 저 알 2개를 주워내고 싶지만

깨어나지도 못한 저들에 화풀이를 할 수 없는 노릇,

아니 그보다도 봄의 모든 소리가 내마음을 관대하게 하였다고 할 수도 있겠다.


오전 산행동안 고사리를 꺾고 내려서는 길,

집근처에 다다르니 멧새 한마리가 나와의 거리를 일정하게 두며 아픈 듯이 기어간다.

'분명, 이 주위에 저 새의 알을 품는 둥지가 있을 텐데...'


그렇지만 나는 저 멧새의 행동에 속아주기로 한다.

길고양이나 뱀에게서나 안전해야 할텐데...






부화된지 2~3주 된 병아리들의 재롱을 안마당에 펼쳐놓고 한참을 들여다보다 보니,

어느새 꾀꼬리도 왔나보다.

옆산에서 트롯의 꺾는 소리처럼 그들의 특유한 울음소리가 들린다.


예전 울아부지

꾀꼬리 소리가

'담배한대 피고 꼴벼~' 라고 들렸다고...



아마도 매일이겠지.

주말마다 내려가니 내겐 주말에서나 들리는 소리

날이 어둑해지니 이짝 저짝 골짜기에서 소쩍새가 울고

써레질이 끝난 마을앞 논에서는 개구리소리가 요란하다.

간혹,

잠잘 곳을 찾지못한 검은등뻐꾸기는...

아니 잠잘 곳을 찾아서인가?

'홀딱 벗고..홀딱 벗고...'  라 외치고.



휴일 아침

일찍부터 고추모종을 정식하는데 열을 올린다.

비닐멀칭 해 둔 곳에 울엄니랑 고추모종을 꽃아넣고 분무기로 물을 퍼나르며 물을 주고,

그리고 북을 주고...


550개를 심는데 오전 11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한낮의 햇빛이 여름을 흉내낼 때,

1,2차 파종한 옥수수밭을 둘러보고

참취가 심겨진 짜투리밭에 쪼그려앉아 풀을 뽑아내어 본다.





풀을 뽑아내고...


잔대싹과 참취, 오가피순이 적당히 컸기에

그들을 구분지어 한움큼씩 뜯어내며

5월의 한 주를 마감한다.





시골을 떠나는 길,

울엄닌

지난 3월에 부화를 하려 알을 품던 암탉들이

또 알을 품으려 한둥지에 2~3마리씩 들어앉자 그 암탉들을 내놓느라 싸움아닌 싸움을 하고 있던데...


당분간 시골마당에선 울엄니와 암탉들과의 대립관계가 계속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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