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옥수수 파종(3차)

돌처럼 2019. 5. 12. 19:43



2019.05.11.


주말 아침

서두른 다고 했지만 가는 길에 읍내에 들러 대추토마토, 오이, 참외, 호박 등 몇포기의 모종을 사들고 시골에 도착하니

오전 7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2주차 간격으로 300여평 정도씩 옥수수를 2차까지 파종하고,

2주가 지났기에 3차 옥수수 파종에 나선다.

한낮의 더위를 피해 파종하다 보니 하루가 꼬박 걸렸다.






옛날 같으면 품앗이 일꾼들이 써레질이 끝난 논에서 모내기 하는 소리가 한창일텐데,

마을입구엔 이양기가 언제 모를 내었는지 알아채지도 못하게 금새 모내기를 끝내놓고 사라지고

지금은 꾀꼬리와 검은등뻐꾸기만이 한낮의 소리공간을 채우고 있다.


엎드려 옥수수를 파종한 몸은

일찍 곤한 잠을 부르고,


어둠속을 가르는 개구리울음과 검은등뻐꾸기의 소리가

잠을 뒤척이는 귓전을 울리며 시골의 소리풍경을 새긴다.



휴일 아침

어제의 몸도 풀어낼 겸

뒷산을 올라본다.


은방울꽃과 둥글레는 작디 작게 하얀웃음을 보이며

5월을 맞이하고 있었다.







잠시 햇빛이 엷은 구름에 숨더니

산새 소리를 멈추게 한다.


그들의 소리가 없으니

산을 오르는 재미가 없다.

그냥 내려서서...


지난 주에 심었던 고추모를 어느날 밤 고라니가 내려와서 고추모종의 순을 잘라먹었기에

고추지지대를 세우고, 밭 둘레로 울타리망을 쳐놓는 작업을 하니 얼추 하루가 간다.







옥수수를 1차 파종한 뒷밭엔 산꿩이 내려

아직 뿌리에 달려있는 옥수수알을 파먹으며 옥수수 줄을 지워나가고...





산짐승들의 훼방에

시름을 얻었던 것을,

안마당에서 조잘대며 뛰노는 병아리들을 보며 털어내본다.




울타리망을 쳐놓긴 했어도

밭으로 들어서려던 고라니가 울타리망에 걸려 발버둥치다가

밭을 망가뜨리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시골을 나서는 길엔,


울엄니가 나물을 무쳐 담아낸 반찬통이 들려져 있고, 

꾀꼬리와 검은등뻐꾸기는 여전히 노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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