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19.1.26)

돌처럼 2019. 1. 27. 16:55



두부콩을 물에 담가놓았으니 시골에 내려와 방앗간에서 콩을 갈아놓았으면 하는 울엄니의 바램엔,

잘못 계산된 설 명절이 있었다.


설 명절에 쓰여질 것과 만두소를 만드는데 사용될 두부를 만들어야 한단다.

열흘 남짓 남은 설이 울엄니 계산엔 글피(3일 후)에 있었다.





지금까지 맷돌로 갈아 두부를 만들었는데,

처음으로 물에 불린 콩을 떡방앗간에서 갈아다 두부를 만드는데도 어렴풋 저녁이 되어서야 마무리가 되었다.



밤의 찬 공기가 방문을 나서는 것을 막으니

시골에서의 밤은 일찍부터 움츠린 나를 잠에 빠져들게 한다.

산밑밭으로 고라니가 내려섰는지 간간이 울 뒤의 개가 짖어대지만

긴 밤을 깨우기엔 겨울이 깊다.



여명(黎明)을 넘어서는 시간

밤보다도 더 밝게 빛나는 금성이 시선을 끌때




낮달,

밤새워 밝히지 못했던 달은

그 앞에서 아침을 맞고 있었다.




소가 있었을 때에는 소여물로

지금은 닭모이로 쓰여지던 콩비지가...


모처럼

하룻밤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쓰더니

꿉꿉한 냄새를 피며

아침을 깨웠다.




낮달이 서산을 넘어갈 즈음,

울엄니를 경로당으로 보낸 담장 옆 수리취는

어디로 갈까 자리를 찾으며

바람을 기다리고 있다.




겨울속에서 '추위' 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져서일까?

큰 추위없이 겨울을 보낸다며 편한 마음인데,

어느덧 한달을 넘게 눈비 소식을 잊고 지냈다.


땅이 감자전분 마냥

닿는 발길마다 폭삭이며 먼지를 일으키니,

작년과 같은 가뭄이 찾아들까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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