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영지버섯을 위해 뒷산을 찾던 8월이었는데,
올 8월은 폭염에 뒷산을 찾을 엄두조차 나지않았다.
추석 전날
잠시 짬을 내어 지난 8월에 오르지 못했던 뒷산을 올라본다.
몇년 동안 같은자리서 보여주던 영지가 더이상 올리지않고 사라진 곳도 있고
새로운 곳에서 눈에 띄는 영지도 있다.
시기적으로 너무 늦게 오른 탓인지
암갈색으로 변해버린 영지버섯 탓에 안경을 벗어든 난시에는 좀처럼 눈에 뜨이질 않는다.
산능선을 따라 다음 목적지를 향해 오르는데
얼굴이 까맣고 몸이 노란 아이가 능선을 뛰어올라 내발길 쪽으로 향하다 놀라
다시 내려뛰는데...
누굴까?
순식간이라... 너구리, 오소리는 아닌 것 같고...담비?
산을 오르는 내내 궁금증이 영지버섯 산행을 잊게 한다.
분명 담비인 듯 한데... 담비이면 시골집 뒷산에도 다양한 포식자가 존재하는 것이 된다.
작년에 왔던 자리
그곳엔 다시찾은 발길에 수고의 보람을 준다.
자세히 보자.
잘린부분이 작년에 전정가위로 잘라 채취하였던 모습이다.
뿌리째 뽑지않고 전정가위로 잘라 채취를 하면 최소 3~4년간은 영지버섯을 보여준다.
이곳은 작년에 찾지못했던 자리
벌레에 양분을 제공한 묵은 영지가 뒤늦게 찾은 발길에 아쉬움을 주고...
8월에 보이던 꾀꼬리버섯도 가뭄탓이었던지 지금에서야 곳곳에서 유혹을 한다.
오르는 솔밭에서 진한 버섯향이 코끝을 자극하길래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다발방패버섯이 줄지어 서서 버섯향을 모으고 있었다.
맛에 여러갈래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한번도 채취해보지 않았던 발길은 그대로 지나친다.
골짜기 나무는
멧돼지 등긁개로 내어주고...
한곳에 몇그루의 나무가 이런 모습이니
멧돼지를 만날까 조금의 두려움이 스멀댄다.
폰의 사진이 자동밝기 조정이 되어서인지 밝게 보이지만
곧 비가 내릴듯한 흐린날씨에 골짜기이다 보니 땅거미가 내려앉는 모습인데...
뒷산이 높은산이 아니니
영지버섯은 큰 것이 없다.
그래도 차 한잔 마실 정도의 양을 뒷산은 내어준다.
내가 영지버섯을 찾는 동안
민달팽이는 저기 버섯이 줄지어선 곳으로 느리지만 익숙한 몸놀림을 둔다.
바람에 부러진 은사시나무 기둥엔
황철과 잔나비걸상이 아래위층으로 이웃을 두고 살고 있다.
훗날
이들이 사는 곳을 찾아볼 것이라며 하산을 서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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